한인교회의 신앙생활 중 가장 두드러진 특징 중 하나는 새벽기도에 있을 것이다. 한인교회 신앙 전통으로 볼 때 새벽기도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다만 최근 몇 년 사이, 특별히 팬데믹을 지나면서 많은 교회에서 새벽기도 형식에 있어서 변화가 생겨왔다. 계속해서 현장 새벽기도회 방식을 지속하는 교회, 현장 & 실시간 온라인(Zoom or Youtube)을 동시에 활용하는 교회, 실시간 혹은 녹화된 유튜브 영상을 통한 방식으로 전환하는 교회 등 각 교회의 상황과 새벽기도에 대한 기대 혹은 인식의 차이에 따라 다양하게 적용되고 있다. 시카고한인제일연합감리교회의 조선형 목사는 교회의 상황과 시대의 흐름을 고려하면서 새벽기도 형식에 변화를 주어 진행하고 있으며, 이 특별한 새벽기도에 대해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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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아가는 새벽기도’란?
시카고한인제일연합감리교회의 새벽기도 형식은 크게 두 가지이며, 하나는 ‘찾아가는 새벽기도’와 ‘찾아오는 새벽기도’이다. 쉽게 말해, ‘찾아가는 새벽기도’란 성도들이 실제 살고 있는 현장(가정, 직장, 고속도로, 숲속 산책로 등) 속으로 녹음된 말씀과 기도를 가지고 ‘찾아간다’는 뜻으로, ‘비대면 온라인 새벽기도’ 형식을 의미한다. 그리고 ‘찾아오는 새벽기도’란 반대로 성도들이 말씀과 기도가 있는 예배당으로 ‘찾아오는’ 전통적인 새벽기도회를 의미한다. ‘실시간 대면 새벽기도’ 형식이다. 조선형 목사는 ‘화요일에서 금요일’까지는 ‘찾아가는 새벽기도’로 진행하며, 매주 토요일은 ‘찾아오는 새벽기도’로 교회에 모여 함께 예배하고 아침 식사를 하며 교제를 나누고 있다. 매주 토요일 뿐 아니라, 신년 혹은 사순절 등 ‘특별 새벽기도’ 기간에 ‘찾아오는 새벽기도’로 드리며, 그 외의 보통 때에는 녹음된 온라인(Youtube) 말씀을 통해 ‘찾아가는 새벽기도’로 진행하고 있다.
찾아가는 새벽기도’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찾아가는 새벽기도’는 2016년, 조 목사가 이전에 섬기던 교회(시카고예수사랑교회)에서 처음 시작되었다. 당시 조 목사는 전통적인 형식으로 매일 새벽 교회 예배당에서 새벽기도회를 인도했었다. 어느 날 조 목사의 아내는 편찮으신 장모님을 돌보아드려야 해서 막내 아이만 데리고 한국에 한 달 정도 다녀와야 하는 형편이었고, 조 목사는 초등학교에 다니는 첫째 아이를 챙기며 한 달동안 목회를 해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무엇보다 새벽기도 인도에 어려움이 생긴 것이었다. 어린아이를 혼자 집에 두고 새벽기도회를 갈 수도 없고, 그렇다고 새벽마다 아이를 깨워 예배당에 데려간다고 해도 기도회를 인도하면서 아이를 돌볼 수가 없었다. 그래서 궁리 끝에 한 달 동안만 임시로 ‘찾아가는 새벽기도’를 시도해 보기로 했다. 마침, 당시 교회의 교인들 대부분이 젊은 가정들과 청년들이었기 때문에 온라인 형식의 ‘찾아가는 새벽기도’ 형식이 낯설지 않은 이유도 컸다. 녹음된 말씀과 기도를 본래 모이던 새벽기도 시간에 맞춰 전 교인에게 ‘이메일과 카톡’으로 보냈는데, 당시 주중 새벽기도회에 고정적으로 참석하던 교인은 6~7명 정도였으나, 첫날 저녁에 조회수를 보니 70여 명이 접속하였다. 평소 새벽기도 참석 인원의 열 배였다. 그리고 첫날, 교인들에게 여러 메시지와 이메일을 받았다고 한다.
“아직 자녀들이 너무 어린 데다가 교회와 직장까지의 거리, 아침 교통 체증을 생각할 때 새벽기도에 나간다고 해도 개인 기도를 할 수 있는 시간은 고작 5분 남짓인 상황이라 형편상 못 나가는 안타까움과 죄책감의 마음을 모두 갖고 있었는데, 이렇게 말씀과 기도로 아침마다 찾아와 주시니 너무 감사합니다.”
약속된 한 달 후, 교회 임원들과 앞으로 새벽기도를 어떻게 진행할지에 대해 회의하였다. 구조상 동시에 두 가지 기도회를 할 수없기에, 임원들의 만장일치로 평일은 새벽기도를 ‘ 찾아가는 새벽기도’로 드리고, 대신 토요일과 특별 새벽기도 주간에는 ‘찾아오는 새벽기도’로 모이면서, 둘 모두의 이점을 취하기로 했다.
‘찾아가(오)는 새벽기도’ 무엇이 좋은가?
가장 큰 장점은, 더 많은 성도가 고정된 시간과 공간이라는 제약을 벗어나 하루를 말씀과 기도로 시작할 수 있는 접촉점이 넓어졌다는 것이다. 어떤 분은 출근길 운전하는 중에, 어떤 분은 직장에 도착해서, 어떤 분은 가정에서 아이들이 자는 시간 혹은 학교를 보내 놓고, 어떤 분은 야외 산책을 하는 동안에 각자의 형편에 맞게 하나님과 약속한 시간과 장소에서 ‘말씀과 기도’를 통해 하루를 시작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목회자에게도 장점도 있다. ‘찾아가는 새벽기도’는 미리 녹음을 해 놓을 수 있기 때문에 낮과 밤의 목회 일정에서 자유로운 시간에 미리 녹음하여 목회 일정을 조율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별히, 밤늦게까지 성경 공부나 회의 등이 진행될 때는 이른 시간 새벽기도에 대한 부담감은 몸이 피곤한 것은 둘째 치고, 심적 부담이 누적되는 일로 인한 어려움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타주에서 세미나 혹은 회의에 참석할 때도 숙소 등에서 얼마든지 녹음하여 준비할 수 있기 때문에 휴가 기간을 제외하고는 장소와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이전보다 더 안정적으로 새벽기도를 지속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 다른 장점은 목회자 가정이 함께 영성 생활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매일 이른 시간 성전에 나와 기도하는 것은 목회자의 영성생활을 위해 중요하다. ‘찾아가는 새벽기도”를 통해서 조 목사는 새벽 기도를 쉬는 것이 아니라, 그의 아내와 함께 매일 새벽 6시에 말씀 묵상, 기도, 독서를 하면서 목회자 가정의 영성을 돌볼 수 있게 되었다.
찾아가는 새벽기도의 콘텐츠
1. ‘찾아가는 새벽기도’는 얼마나 길게 인도하는가?
새벽기도를 진행하는 순서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찾아가는 새벽기도’의 전체 길이는 ‘인사(혹은 시작기도) – 성경읽기 – 말씀 – 마침 기도’ 형식을 따를 때 7~8분 사이가 적당하다. 그러나 좀 더 ‘기도회’ 형식으로 인도할 경우, 순서에 ‘찬송’ 혹은 마침 기도후 ‘기도 시간’ 등(기도 배경음악 등)을 추가하여 10분 혹은 그 이상으로 만들 수도 있다.
2. 녹음과 편집하는 데 시간은 얼마나 걸리는가?
조 목사 같은 경우 음성만 녹음하고 배경 음악 없이 말씀 제목과 성경 구절만 들어간 ‘섬네일’ 이미지 하나면 만들어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말씀(설교) 원고가 모두 준비된 것을 전제로 할 경우, 녹음부터 편집 완료까지의 시간은 대략 20분 정도 내외면 가능하다고 한다. 물론, 녹음할 때 완전한 설교 원고가 준비되어야 하고, 녹음 시 실수가 있으면 다시 처음부터 녹음해야 하는 등, 처음에는 생각보다 시간이 오래 걸릴 수 있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성도나 목회자의 기호에 따라, 영상으로 녹화하는 것과 음성만 녹음하는 것을 선택할 수는 있을 것이나, 만일 영상 녹화의 경우에는 전체 파일 용량이 많이 커지기 때문에 편집 및 처리 시간은 훨씬(몇 배 이상) 더 걸릴 것이다. 영상 편집을 지원할 수 있는 교회 직원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거의 매일 하는 일이기 때문에 영상 녹화 형식은 추천하지 않는다.
3. 출타 중에도 말씀(묵상) 본문은 같은가?
평소에는 교회에서 사용하는 묵상집의 묵상 본문을 가지고 새벽기도 설교를 준비하지만, 세미나 혹은 컨퍼런스 참석으로 출타시, 설교를 준비할 충분한 시간을 가지는 것이 어려울 경우에는 교회의 묵상집 말고, ‘오스월드 챔버스’의 ‘주님은 나의 최고봉’ 같은 묵상집으로 준비한다. 가끔 새로운 스타일과 본문의 내용을 접할 기회가 되어, 성도들은 마치 ‘별식’ 말씀을 먹는 것 같은 기회가 되기도 하고, 목회자에게는 새벽기도회를 쉬지 않고 지속할 수 있으면서도 설교 준비에 대한 부담을 어느 정도 줄일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주의할 점
1. ‘찾아가(오)는 새벽기도’가 전통적인 새벽기도 형식을 대체해야 할 ‘대안’이라거나 현대 시대의 적합한 세련된 방식이라는 것은 물론 아니다. 그러나, 각 교회가 처한 상황과 목회자와 성도들에게 가장 유익이 될 것 같은 형식을 찾아 일정 기간 시험해 보는 과정을 가지기를 권장한다.
2. ‘찾아가(오)는 새벽기도’는 ‘녹음된 말씀과 기도’로 진행을 하기 때문에 그 결과는 눈에 보이게 드러난다. 말씀과 기도의 시간을 정성스럽게 준비되면 더 많은 분이 듣고 참여하는 흐름이 생기는 것이다. 그러나, 온라인 형식이라고 하여 ‘말씀과 기도 준비’가 덜 된 상태가 며칠만 지속되면 발(귀)걸음이 줄어드는 것도 현저하게 금방 드러나기 마련이다. 온라인 형식이라고 하여 말씀과 기도로 준비시간이 덜 걸리는 것은 아니며, 때로는 ‘설교의 대지’ 몇 가지를 가지고 현장에서 설교하는 형식에 비해서는 훨씬 더 오랜 시간의 준비와 수고가 필요할 수 있다. 더 많은 사람들에게 말씀과 기도로 찾아가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은혜의 통로’로써 쓰일 때, ‘찾아가(오)는 새벽기도’ 또한 온라인, 오프라인을 초월하여 역사하시는 성령님의 도구가 될 것이다.
오천의 목사는 한인/아시아인 리더 자료를 담당하고 있는 연합감리교회 정회원 목사이다. [email protected]나 615) 742-5457로 연락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