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 I – 한마음 교회 태동
작년(2022년) 말, 뉴저지 연회는 교단 탈퇴를 원하는 교회는 교인 총회를 통해서 자체적으로 결정할 수 있게 했다. 탈퇴 찬성이 전체 교인의 2/3가 되면 탈퇴할 수 있도록 기준을 정한 것이었다.
체리힐교회는, 이 기준을 충족시키기 위해 교인들에게 편향된 정보만을 제공하는 등, 부당한 방식을 사용한 것으로 의심받는다. 실제로 탈퇴를 반대하던 평신도 지도자가 장로직에서 면직되거나, 구성원 다수가 탈퇴 결정에 반대할 것으로 예상되던 100여 명의 영어 회중(English Ministry)이 갑작스레 교회를 떠나도록 종용받았던 것은, 이러한 의심을 뒷받침한다.
교단 탈퇴를 앞두고 행해진 이와 같은 불공정하고 불투명한 여러 과정들은, 소신 있는 교인들의 반발을 샀다. 그들은 ‘동성애 논의’와는 별개로, 편향되고 일방적인 교단 탈퇴 과정에 대해 동의할 수 없었던 반면, 교회는 그들이 비성경적이고 악한 생각에 사로잡혔다고 비난했다.
결국 탈퇴 찬반 투표는 진행되었고, 50여 명의 교인이 그간의 부당한 절차와 방식에 따른 교단 탈퇴 결정을 반대하며 연합감리교에 남기로 결정하였다. 실제적인 문제는 그때부터였다. 연합감리교에 남기로 투표한 교인과 탈퇴하기로 한 교인은 함께 예배를 드릴 수 없었고, 탈퇴 결정을 주도한 체리힐교회 담임이 인도하는 예배에 참여하기 어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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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음교회의 태동
연합감리교회에 남기로 한 교인들(현 한마음 교인들)은 당시 지방회 감리사인 헥터 감리사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부르고스 감리사의 지원 아래, 탈퇴 반대 교인들(현 한마음 교인들)은 같은 지방의 성안드레연합감리교회(St. Andrew’s UMC)에서 예배를 드리게 되었고, 40분가량 떨어진 곳에서 타인종 목회를 하던 이승현 목사가 임시 목사로 섬기게 되었다. 2022년 10월 23일 첫 예배를 드린 이후, 이듬해인 2023년 6월까지 이승현 목사 외 2명의 한인 목회자, 전요셉, 조상근 목사가 설교를 통해 탈퇴 반대 교인들(현 한마음 교인들)을 섬기게 되었다.
이 기간에 탈퇴를 반대하는 교인들은 함께 한마음교회라는 이름을 정하였으나, 아직 교회 인가(Charter)는 되지 않은 상태였다. 5월 연회 이후, 한마음교회는 정식 교회 인가를 받아 교회 이름을 공식적으로 사용하게 되었고, 최초로 헌금도 할 수 있었다.
치유
30~40년 동안 한 교회에 참석하고 함께 신앙생활을 하고, 벽돌 헌금(건축)을 통해 현재의 체리힐교회를 지은 교인들이, 교단 탈퇴, 투표, 그리고 그 과정에서 받은 상처는 말로 다 할 수 없다. 탈퇴한 교인들과 한마음교회 교인들은 주도로인 70번을 중심으로한 생활권에 살며, 매일 출퇴근길, 일상생활에서 서로를 접해야 했고, 자신들의 옛 교회를 봐야만 했다. 현재의 예배 처소와 차로 약 11분 거리밖에 되지 않는다. 상처가 너무 크고, 한마음교회 교인들은 자신의 집을 빼앗긴 기분이었다.
조민호 목사가 한마음교회로 정식 파송된 이후, 2달 동안 이러한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교인들 심방을 최우선으로 삼았다. 일주일에 2~3가정을 한 번에 3~4시간씩 방문해 목회적으로 돌보았다.
교단으로부터 교회 인가(charge)를 받고, 연회로부터 목회자의 정식 파송이 있기 전까지, 교인들은 내 교회를 잃었다는 상실감과 상처 속에 있었다. 임시 목사의 설교와 섬김을 통해 많은 위로를 받았지만, 원치 않는 이유로 교회를 떠났던 기억은 교인들의 깊은 트라우마가 되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교회의 틀도 갖추게 되고, 목회적 돌봄도 받게 되면서, 교인들은 조금씩 트라우마에서 치유되기 시작했다.
심방을 통한 목회적 돌봄이 교인들의 아픔을 치유하는 데 도움이 되었지만, 가장 큰 치유는 연합감리교회의 연대성(Connectionalism)에서 왔다고 조 목사는 말한다. 연대성이란 연합감리교회만의 독특한 체제로서, “개체교회들로 하여금 능히 사역을 감당하게 하며 (장정, ¶ 701.1)” 모든 교회가 선교와 사역에 함께 참여하는 상호 연결된 조직 네트워크에 연결되어 있다. 교단과 소속 목회자, 그리고 이웃한 여러지역 교회들의 협력과 지원을 통해 이 같은 연대성을 한마음 교인들은 실제적으로 경험하게 되었다.
먼저 한마음교회가 속한 뉴저지 연회는, 즉각적이고 실질적인 지원책을 마련해 주었다. “체리힐교회에서의 탈퇴 투표 과정에서 지독한 몸살을 겪은 이후, 두 회중이 함께 예배드릴 수 없게 되었을 때, 우리 연회는 탈퇴 반대를 결정한 성도들(현 한마음 교인들)을 위해 즉시 예배 처소를 마련해 주었고 임시 목회자를 보내주었습니다.”
이뿐 아니라, 현재 한마음교회의 예배 처소인 성안드레연합감리교회(Saint Andrew UMC)는 갑작스러운 요청에도 불구하고 기꺼이 예배공간을 내어 주었다. 게다가 한마음교회가 예배 공간을 사용한 지난 1년간 성안드레연합감리교회는 렌트비도 받지 않았다. 당시 헥터 부르고스 감리사(현재 어퍼 뉴욕 연회 감독)는 한마음교회가 교회로서 인가(charge)를 받고 교회 이름으로 은행 계좌를 열 때까지는 헌금을 드리지말 것을 권고했다. 이는 헌금의 보관과 사용에 있어서 투명성을 고려한 것이었다. 성안드레교회가 한마음교회로부터 교회 사용료를 받지 않았던 것은 바로 이 같은 상황을 배려한 것이었다. 성안드레교회의 조쉬 슈스터(Josh Shuster) 담임 목사는 한마음교회가 교회 사용료에 대한 부담 없이 마음껏 예배당과 교회 시설을 쓰도록 도움을 주었다. 성안드레교회의 평신도 지도자들은 한마음교회를 동등한 형제 교회로 대우해 주었고, 사역과 예배 그리고 친교를 통해 대가 없는 친절과 호의를 꾸준히 보여 주었다. 성안드레교회의 목회자와 성도들로부터 받은 환대와 배려 속에 한마음교회 교인들은 점차 연합감리교회의 연대성에 대한 신뢰를 가지게 되었고, 상처로부터 치유될 수 있었다.
또한 한마음교회의 교인들은 지방회와 연회를 통한 연대성 뿐만 아니라, 한인연합감리교회의 도움을 통해 더 큰 의미에서 연대성을 몸소 경험하게 되었다. 동부 지역 한인 선교 감리사인 안명훈 목사와 한인목회강화위원회(Korean Ministry Plan)의 장학순 목사는 발빠르게 대처해 한마음교회가 자리를 잡도록 재정과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한마음교회 교인들에게 연합감리교회의 연대성이란 책이나 소그룹 모임에서 추상적으로 배우는 신학적 개념이 아니라 실제적인 도움을 의미했다. 영문으로 출판된 연합감리교회 용어집에 따르면 연대성은 “모든 (연합감리교회) 지도자들와 교회가 지역 사회의 선교적 관심을 유지하면서도 (서로에 대한) 신뢰와 헌신의 네트워크로 연결되어 있다.”라고 설명한다. 한마음교회는 탈퇴라는 과정 중 자신들이 오래도록 사랑하고 섬겼던 교회를 잃는 아픔을 겪었지만, 신뢰할 수 있고 헌신을 다해 돕고 섬기는 다른 연합감리교회와 한인연합감리교회의 도움으로 그 상처를 치유하고 더 높이, 더 멀리 도약할 수 있게 되었다.
오천의 목사는 한인/아시아인 리더 자료를 담당하고 있는 연합감리교회 정회원 목사이다. [email protected]나 615) 742-5457로 연락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