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 년 후의 이민 목회 - 교회교육를 중심으로

편집자주 - 이 글은 이강 목사가 집필하여 뉴욕감리교회 웹사이트 http://easytogether.org/zeroboard/ 에 소개한 "십 년 후의 이민목회"에 관한 시리즈 중 한인연합감리교회와 이민교회의 주일학교사역에 관한 부분이다.

미국의 마케팅 전문가인 페이스 팝콘이 처음 사용한 현대 사회의 컴퓨터 세대에 대한 특이한 호칭이 있습니다. 디지털 코쿤 족(digital cocoon)이라는 명칭입니다. 페이스 팝콘은 불확실한 사회에서 단절되어 보호받고 싶은 욕망을 해소하는 자기만의 공간을 가지려는 사람들을 코쿤(누에고치)이라는 단어를 사용해서 설명하고 있습니다. 현 세대는 자신들의 공간 속에 칩거하는 디지탈 코쿤 족이라는 것입니다.

코쿤 족은 안전한 공간에서 자신만의 생활을 즐기는 칩거 증후군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디지털 코쿤 족은 인터넷을 통해 외부와 끊임없이 의사 소통을 하지만 칩거 증후군을 가지고 있어 자신을 드러내지 않으려는 이중적인 성향을 가진 사람들입니다. 십 년 후, 아니 이미 우리들의 2세들은 디지탈 코쿤 족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들은 미국이라는 이민 국가에 적응하며 살아가면서 결코 만만치 않은 환경을 접할 수밖에 없습니다. 언어적, 문화적, 가치적인 2중성에 대해 때로 뛰어넘기 힘든 자신의 한계를 느끼고 좌절할 수밖에 없습니다. 또한 자신에 대한 부모님이나 이민 1세대들의 기대가 너무 커서 그것을 감당하기에 어려움을 느낄 때도 있습니다. 이때 쉽게 나타나는 현상이 자신들만의 코쿤을 만들고, 자신을 그 안에 숨기는 현상입니다. 컴퓨터 앞에 앉아 몇 시간을 보내거나 이곳에서 태어난 2세들이 한류 바람에 휩쓸리는 것도 이러한 코쿤 현상의 일환으로 볼 수 있습니다.

디지털 코쿤 족의 성향을 조금 더 살펴보면 그들이 싫어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의 구분이 3D와 3F로 구분됩니다. 3D는 dirty, difficult, dangerous로서 더러운 것, 어려운 것, 위험한 것을 싫어하며, 3F는 fashion, feeling, female로 패션 감각이 뛰어나, 새롭고 창의력 있게 디자인을 하거나 아름답게 꾸미는 것을 좋아하고, 감수성과 감각이 뛰어난 세대이며, 여성 취향의 문화적 배경이 강하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세대들에 대한 십 년 후의 교회교육, 주일학교와 중고등부 교육은 어떤 교육이 효과적일까? 우리는 다음 세대 교회 교육을 위해 어떤 준비를 하여야 할 것인가?

첫째: 이민 교회가 2세들의 코쿤(누에고치)이 되도록 하는 교육의 장이 펼쳐져야 합니다. 2세들에게 있어서 교회는 그들이 자라면서 맛보는 고향입니다. 교회에서 만나는 친구들이 그들에게 고향친구이며, 선배이고, 교사들은 고향 선생님입니다. 한국에서 성장한 1세들에게는 돌아가 보고 싶은 고향이 있지만 우리 2세대들에게는 그 고향이 없을 때가 많습니다.

아무리 어느 동네에서 오래 살았어도 그곳이 그들에게 고향이라는 푸근함과 마음의 쉼을 제공하지 못합니다. 더군다나 소수민족으로 다른 아이들에게 놀림을 받거나 하는 나쁜 경험이 있었다면 그곳은 더욱 고향이라는 푸근함을 주지 못합니다. 따라서 이민 교회는 오랫동안 이들에게 고향의식을 대체 효과로 심어 줘 왔습니다. 어려서 자랄 때, 다닌 교회는 그들에게 고향과 같은 곳입니다. 그래서 부모가 교회를 옮기려 해도 자녀들은 교회 옮기기를 싫어하는 이유도 그들에게는 교회가 친구들이 있는 고향이기 때문입니다.

교회라는 코쿤에 오는 것이 진정한 나눔이며 기쁨이 되게 하는 재미있고도 유익한 신앙 교육의 장이 되어야 하며 그들의 영적/지적/감성적 갈증과 탐구심을 만족시켜주는 교육이 펼쳐져야 합니다.

둘째: 과학적 신앙과 신앙적 과학의 균형을 이루어야 합니다. 디지털 코쿤 족의 특징은 지식적/과학적으로 동의하지 않는 믿음에 선뜩 다가서지를 않으려 합니다. 교회의 교육은 지식의 전달에서 체험으로 이어지는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는 이벤트를 2세들로 하여금 가질 수 있도록 신앙교육의 현장화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지식을 받아들이고, 동의하며 온전한 신뢰에 이르도록 끊임없는 반복교육과 함께 현장감 있는 영성훈련을 겸해야 합니다.

이에 따라 말씀과 기도에 균형이 잡혀야 합니다. 말씀 교육이 성경

지식 전달에 그친 교회 교육은 2세들에게 impact(충격/영향력)을 주지 못하기에 답습교육을 거부하는 시기가 되면 그 교육의 현장을 졸업(?)하고 맙니다. 그래서 교육현장에서 성령이 역사하는 기도 훈련이 과감하게 이루어져야 합니다. 하나님의 임재를 체험할 수 있는 장이 마련되어, 캠프, 수련회, 부흥회, 새벽기도 등, 2세들에게도 1세들과 같은 강도(intensity) 있는 교육이 있어야 합니다.

주일학교 학생들에게도 lock-in(밤샘)등의 행사를 통해 교회 내에서 철야를 경험하고 성령체험이 조기에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지나치게 신비적인 체험을 강요하거나 유도하여도 역효과를 발하기에 지식적인 전달과 동의할 수 있는 시간을 주도록 한 후, 체험에 이르도록 기도가 수반됨으로 하나님에 대한 신뢰가 어려서부터 있도록 하는 평생을 위한 조기교육입니다.

이것을 위해서는 교사에 대한 훈련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성령과 말씀으로 무장된 교사를 길러내는 것은 교회의 자산입니다. 십 년 대계를 꿈꾸는 교회에서는 교사에 대한 끊임없는 투자가 일어나야 합니다. 앞서가는 교회에서 제공하는 세미나에 참여하고 연구하고 배우고 기도하는 모습을 2세들이 볼 때, 그들은 영향을 받으며 변화가 됩니다.

셋째: 소그룹 훈련을 어려서부터 시킴으로 나눔과 함께 논리적인 사고를 가르쳐야 합니다. 언어의 장벽으로 가정 내에서 부모와 자녀간의 충분한 대화가 어려운 상황에 있는 이민 교회의 가정일수록 소그룹에서 충분한 나눔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미 많은 교회에서 실시되고 있는 인터넷 블로그(Blog) 공간이나 홈페이지를 통해 적극적으로 나눌 수 있도록 하고 자신들만의 공간을 제공해 주어야 합니다.

속회나 구역을 어려서부터 경험하도록 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열띤 논쟁을 통해 신앙에 대한 토론과 사회의 이슈들에 대해 쟁론도 해 볼 수 있도록 하여 세계관이 형성되도록 하는 교육은 소그룹의 나눔을 통해 이루어집니다.

또한 1세들과의 대화의 장을 마련하기 위해 교회의 중요한 의사 결정에 그들을 참여시켜 의견을 나눌 수 있도록 해 주어야 합니다. 어른들이 만들어 준 가상 공간에서 교육받는 정도가 아니라 자신들의 의견이 반영되어 만든 프로그램으로 어른들을 오히려 섬길 수 있도록 하는 기회를 제공해야 합니다.

넷째: 디지털 코쿤 족의 약점을 보완하는 사회성 개발을 위한 프로그램이 있어야 합니다. 코쿤 족의 약점이자 한인 2세들의 오래된 약점 중의 하나로 지적되는 사회성의 결핍은 교회간의 나눔 정도에서 해결될 문제가 아닙니다. 가장 중요한 것으로 2세들에게 이 사회에서 살아가는 주인의식(ownership)을 길러주는 것입니다.

이민 교회로서 주인의식을 2세들에게 심어주는 것은 교회가 지역사회(community)에 영향을 주는 교회가 될 때 가능합니다. 한인끼리 하는 폐쇄적인 목회에서 다민족을 품고, 열린 교회 사역으로 나아가며, 지역사회의 어려운 계층에 있는 사람들을 돕는 한인교회의 사역을 2세들과 함께 이루어 나갈 때, 받는 자로서의 코쿤 족으로만 머물지 않고, 주는 자로서 누에고치에서 나온 나비가 되어 훨훨 날 수 있습니다.

다섯째: 교회학교를 섬기는 교사 및 교역자를 길러내는 교회가 되어야 합니다. 항상 부족한 교사, 맡길 2세 교역자가 없어 할 수 없이 "아무나(?)" 2세 신학생이 되면 발탁해서 전도사로 세우는 일은 지양되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교회 교육이 아이봐주기(baby-sitting) 서비스처럼 돌보고 시간을 같이 보내주는 정도의 서비스사역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2세 중에서, 소명이 있는 사람들을 발굴하고 과감한 지원을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소명자가 아닐지라도 신앙생활을 통해 영적인 군사를 길러내고 제자를 길러 내는 사역은 2세들이 어릴 때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한인교회 내 영어회중과 한어회중이 공존하며 서로 상호 의존적인 교회 형태를 이루어 진정한 파트너십을 구축한다면 십 년 후 이민 교회의 교회학교는 더욱 더 힘차고 활발하게 나아갈 수 있습니다. 일정 연령그룹과 세대를 잃어버려 "늙은 교회"(노인들만 있는 교회)가 되지 않고, 전 연령층이 골고루 참여하며 하나님을 즐거워하고,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이민교회가 될 줄 믿습니다.

글쓴이: 이강 목사, 뉴욕감리교회
엮은이: 류계환 목사, 연합감리교회 공보부 TN
기사작성: 2006년 3월 21일
기사게재: 2006년 3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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