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한인총회에서 발표된 한인목회강화협의회(KMP)의 한인연합감리교회 현황에 따르면, 연합감리교회 내에서 타인종 목회를 하는 목회자는 550여 명, 한인 목회를 하는 목회자는 270여 명이 있다. 물론 2개 국어(한국어와 영어)가 가능한 한인 목회자들이 타인종 목회를 하다가 감독의 파송으로 한인 교회를 섬기는 경우 혹은 그 반대의 경우가 있었다. 대다수는 이처럼 대다수의 한인 목회자는 영어로 타인종 목회 혹은 한국어로 한인 목회 중 한 목회만을 하고 있다. 혹은 타인종 목회를 하면서 작은 교회를 2 교회, 3 교회, 혹은 많게는 4 교회를 묶어서 2 목회구역, 3 목회구역, 혹은 4 목회구역으로 목회하는 경우는 많다. 그러나 최근 들어 타인종 목회와 한인 목회를 동시에 섬기는 목회자가 늘어나고 있다.
첫 번째로 이는 우리 연합감리교 한인 목회자들이 2개 국어로 의사소통이 가능하기 때문이며, 영어 목회와 한국어 목회를 동시에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두 번째로 이는 물론 한인 교회와 영어 회중이 줄어듦에 따라 각 교회에서 한 명의 풀타임 목회자를 섬길 수 없기 때문에, 지형적 혹은 전략적인 2 교회를 함께 섬길 한인 목회자가 필요해서이다.
젊은 사람들이 교회를 떠나고 연합감리교단은 탈퇴로 어려움을 겪는 지금 상황에서 이러한 2개 국어 사역을 하는 경우가 더 늘어날 수도 있다. 그래서 지금 2개 언어로 3 교회를 섬기고 있는 한인 목회자의 이야기를 나누려고 한다.
뉴잉글랜드연회 메인주 포틀랜드의 준회원인 이길표 목사는 현재 영어 회중(English Speaking Congregation) 2개의 교회와 이중 언어(영어와 한국어를 동시에 필요로 하는)를 사용하는 1 교회, 총 3개의 교회를 섬기고 있다. 이길표 목사는 아내 이혜은 목사와 함께 둘이 3 교회를 섬기고 있다. 한 주에 이길표 목사가 영어 회중 예배 두 곳에서 설교하면 이혜은 목사는 이중 언어 교회에 참석해서 설교하며, 그다음 주에는 서로 바꿔가며 섬기고 있다. 이길표, 이혜은 목사는 연합감리교회의 파송 방식인 감독의 파송을 받았으며, 오직 영어만 사용하는 2개 교회와 미국인 남편을 둔 한국인 여성들로 한국어와 영어를 사용하는 한인 교회를 섬기고 있다.
이처럼 진정한 이중 언어 사역에 파송이 이루어진 현실적이고 행정적인 이유는, 먼저 풀타임 목회자를 감당하던 한인교회의 성도 수가 점차 줄어들게 되어서, 재정적으로도 어려워지게 되었다. 그래서 한인 교회에서 목회자의 사례비를 50% 감당하게 되었고, 영어 회중 교회가 각각 25%를 감당하면서 3 교회에서 한 목회를 풀타임으로 섬기게 된 것이다.
이러한 이중 언어 목회는 이전에는 없던 모델로서 감리사회(Cabinet)에서 목회자 한 명보다 두 명이 함께 팀 사역으로 섬기면서 발생하는 시너지 효과(Synergy)를 기대하며, 연회 내에서 새로운 모델로 시도한 경우이다. 감리사회의 계획대로 3 교회에서 각각 대표 2명을 선출하여 조정위원회(Coordinating Team)를 구성하고, 분기별로 만나 서로의 행사 일정이 겹치지 않도록 조정하고, 또한 3 교회가 함께 할 수 있는 “셋이 하나(Three in One)” 행사를 계획해서 3 교회가 연합하여 모이는 행사나 예배를 진행하고 있다. 3 교회는 재정적으로나 행정적으로 독립되어 있지만, 특별 예배나 특별 행사를 함께 계획하여 함께 사역하는 기쁨 역시 누리고 있다.
문화적 차이
사실 영어를 쓰는 2 영어 회중도 문화가 서로 다르다. 더군다나 한인 회중의 교회는 다른 2 영어 회중 교회와 더 많이 다른 문화를 가지고 있다.그러나 3 교회 모두가 서로의 다른 문화를 존중하고 서로의 다름을 배우려는 마음을 가지고 있어서, 서로 다른 점을 배우며 서로가 서로에게 신앙의 도전을 주고받으며, 신앙으로 성장하고 성숙해지고 있다. 이길표 목사는 중재자로서, 각 교회의 특징과 장점들을 서로에게 소개하면서, 다른 교회들에게 긍정적인 도전과 방향을 제시하여 성장의 기회로 만들고 있다.
월별 혹은 분기별 연합행사를 통해서 언어와 문화가 다른 교회 성도들을 만나면, 3 교회가 서로 다른 교회의 장점들을 칭찬하며 격려하며, 마차 가족이 다시 만난 것처럼 다른 하나님의 가족들을 만난 기분으로 기쁨의 교제를 나눈다. 이길표 목사는 사람과 사람이 만나서 새로운 관계를 만들고 그 관계를 깊게 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 식탁의 교제라고 믿는다. 그래서 현재 매월 셋이 하나 식탁 교제(Three in One Fellowship Breakfast)을 꾸준히 진행 중이고, 분기별 혹은 연중행사로서 셋이 하나 성금요일 예배(Three in One), 성금요일 십자가 걷기, 부활절 새벽예배, 셋이 하나 벼룩시장(Three-In-One Yard Sale), 셋이 하나 소풍 예배(Three-In-One Picnic Sunday), 셋이 하나 진보 식탁(Three-In-One Progressive Dinner), 셋이 하나 블루 크리스마스 예배(Three-In-One Blue Christmas Service)등을 진행하고 있다.
두 언어로 교회를 섬기며 어려운 점
한인 회중 하나와 영어 회중 둘, 3 교회를 한 번에 섬기는 가장 어려운 점은 교회의 규모와 관계없이 반드시 해야만 하는 행정업무, 심방, 관리 등 목회 이외의 업무가 세 배라는 점이다. 각 교회의 위원회들이 서로 다른 교회의 업무를 배려하고 협력하고 도와주어 목회자를 배려해 준다. 그러나 실제로 들어가고 준비하는 시간은 한 교회(1 목회구역)를 섬기는 것보다 훨씬 많이 소요된다는 사실이다.
두 언어로 교회를 섬기며 느끼는 장점
1. 영성회복 – 한인 회중과 영어 회중을 동시에 섬기며 느끼는 장점 중 첫 번째는 영성의 회복이다. 영어 회중만 섬기면서 나태해질 수 있는 영성이 한인 회중을 섬기면서 보완되고 회복되는 것이다. 모국어로 예배와 말씀, 그리고 기도를 준비하는 것은 한국에서 형성된 신앙과 영성을 더 깊이 관리할 수 있다. 모국어로 준비되고 훈련된 영성으로 영어 회중을 섬기면서 언어의 한계로 섬길 수 없고, 만질 수 없는 영적인 부분을 영어 회중에게도 전달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2. 충분한 설교 준비 기간 – 두 명이 2개 언어, 3개 교회를 섬기는 것의 가장 큰 장점은 설교를 두 주간에 걸쳐 3개의 회중에 전달하기 때문에, 한 달에 2번의 설교를 하기 때문에 충분한 시간을 갖고 준비할 수 있다. 그래서 3개 교회에서 요구되는 목회적 돌봄과 행정에 많은 시간을 할애할 수 있다. 위에서 언급된 것처럼 교회의 크고 작음에 상관없이 동반되는 행정업무과 목회적 돌봄은 3개의 교회 모두 가지고 있기에 3배의 행정과 목회적 돌봄을 설교에 남는 시간으로 대체하게 된다.
앞으로 한인 이민자들이 더 적어지면서 한인교회가 약해지는 현실을 고려하고 또한 다음 세대를 목회적으로 돌보기 위해 2개 언어가 가능한 한인 목회자의 역할이 점점 더 커지고 요구될 것으로 생각된다. 2개의 언어로 하는 행정업무와 목회적 돌봄의 양을 본다면 부담스러운 사역처럼 보이지만, 현재 한인교회의 고령화, 2세들이 교회에서 줄어드는 현실 속에서도 우리 한인 목회자들이 2개 언어로 섬길 수 있는 특수 인력(특별 파송)임을 감사하게 생각하고 미국이 ‘새로운 선교지’라는 기쁨을 가지고 섬길 수 있기를 소망하고 기도한다.
오천의 목사는 한인/아시아인 리더 자료를 담당하고 있는 연합감리교회 정회원 목사이다. [email protected]나 615) 742-5457로 연락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