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과 공간을 초월해서 부모가 가진 가장 중요한 관심사가 바로 자녀 교육이다. 한국뿐만 아니라 미국에서도 자녀를 키우는 부모들에게 자녀 교육은 참 중요하다. 그러나 세상의 교육과는 다르게 기독교인 부모는 자녀에게 세상의 지식뿐만 아니라 성서의 진리와 지혜 역시 중요하며, 자녀들에게 신앙으로 교육하려 한다. 아래는 한국과 아시아계 이민 가정을 대상으로 기독교 교육의 박사학위를 가진 박길재 목사(대뉴저지연회, Ph.D. in Christian Education)가 한마음 교회에서 개최한 자녀 교육에 대한 세미나 “탁월한 자녀 교육”(Parenting seminar: Inspire your child for excellence!)의 자료들을 나눈다.
먼저 이 세미나는 자녀 교육에 관심을 가진 이민자 1세대, 1.5세대, 그리고 2세대 한국/아시아계 미국 부모뿐만 아니라 교회가 속한 체리힐 지역의 사회복지사(Social worker)와 지역 교육위원회(Board of Education)가 참석했다. 서로 다른 배경, 관심과 기대를 하고 모였지만, 참석자들 모두는 자녀를 ‘성공적으로’ 키우고자 하는 공동의 목표를 가지고 있었다.
타자성
미국에서 이민자의 삶을 사는 우리가 느끼는 타자성(Otherness)은 한국/아시아계 미국인이 경험하는 지속적인 소외감이나 이질감을 말하며, 이는 단순히 언어 장벽이나 문화적 차이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정체성 자체에 내재한 것이다. 그리고 부모는 이러한 타자성을 의도치 않게 자녀에게 전달하고 있다. 비록 자녀들이 미국에서 태어나고 자랐고 학교도 다녔기에, 부모가 겪는 타자성을 느끼지 못할 것이라 여기지만, 사실은 자녀들 역시 그들만의 타자성을 경험하고 있다. 즉 한국과 미국의 두 문화 사이에서 균형을 잡지 못하고, 어느 한 곳에 완전히 속하지 못하는 정서적 문제를 겪고 있다는 것이다.
부모: 후원자이며 스트레스의 요인
이민 가정에서 부모는 자녀들이 열심히 공부에 집중하도록 돕는 가장 큰 지지자며 후원자인 동시에 자녀들의 주요 스트레스 요인이 된다. 맨몸으로 미국에 유학을 오거나 이민을 와서 사회적 성공을 이룬 부모가 자녀에게 미치는 압박감과 부담감이 있다. 미국에서 평균 이상의 부와 직업의 성취를 이룬 한국계 부모들은, 자녀들이 자기보다더 뛰어나길 바라지만, 그 기준점이 높으며, 이것이 도리어 자녀에게 압박감을 제공하게 된다. 역설적으로 어렵게 성공한 부모의 존재와 기대가 자녀가 경험하는 정서적 불안과 긴장의 요인이 되는 것이다.
성공의 이면
한국/아시아계 미국인은 가족 이민이 합법화된 1965년에 시작된 짧은 이민 역사에도 불구하고, 다른 인종에 비해큰 성공을 이루었다. 대부분의 한국/아시아계 미국인 부모는 상대적으로 좋은 직업과 높은 수입을 얻으며, 그 자녀 중 상당수는 소위 아이비리그 대학에 진학한다. 2017 뉴욕 타임스에 따르면, 한국/아시아계 미국인은 미국 전체 인구의 5~6%에 불과하지만, 아이비리그 대학생의 22%를 차지하고, 미국 내 공학 분야 학위 수여자의 40%를 차지한다.
이처럼 소수인종이지만, 학업에서 성공한 배경에는 좋은 성적이 성공의 열쇠라고 생각하는 한국/아시아계 부모가 있다. 통계에 따르면, 백인 부모의 18%가 자녀의 학업 성취를 성공의 최우선으로 꼽았지만, 한국/아시아계 미국인 부모는 39%가 학업을 가장 중요하게 여긴다.
학업에서의 성공은 결코 아무런 대가 없이 얻어진 것이 아니다. 한인/아시아계 자녀의 성공 이면에는 잘 보이지않는 우울증, 스트레스, 낮은 자존감, 사회적 소외, 불안한 정체성 등의 성공의 대가가 있었다. 아무리 자녀의 학업적 사회적 성공을 바라는 부모라 할지라도, 위에서 언급한 대가를 치르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기독교인부모로서 우리는 자녀에게 어떻게 교육해야 할까? 부모가 자녀에게 진정으로 바라는 것은 무엇일까?
삶에서 탁월함(Excellence)
기독교인 부모로서, 자녀 양육에서 성공의 잣대가 학교 성적, 연봉, 직장 혹은 최고 대학교가 되어서는 안 된다. 대신에 자녀가 자신의 삶에서 탁월함을 추구하도록 돕는 것이 자녀 양육의 진정한 성공이라는 것이다. 예를 들어 모든 과목에서 최고 점수를 받아 최고의 대학교에 진학하는 것은 극소수만 해낼 수 있지만, 자녀가 자기 인생에서 탁월함을 추구하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고, 이를 통해 자기만족과 행복을 찾게 되기 때문이다.
부모는 종종 모든 자녀에게 적용할 수 있는 만능열쇠와 같은 교육 혹은 양육 방법을 찾아 헤맨다. 그래서 남들이 이 학원이 최고라고 이 선생님이 최고라고 하면, 자녀를 그곳에 보내고 싶고, 자기 자녀도 남들과 똑같이 우수한 성적을 낼 것이라고 믿게 된다. 그러나 사실 한 가족 안에서 자란 자녀들조차도 서로 다르며 각자의 개성과 재능이 다르다. 자녀가 행복해지길 원한다면 잘 키우고 싶다면, 획일적인 성공 기준을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자녀 각자의 특성과 재능을 알아보고 키우도록 도와야 한다.
이 세미나에서 가장 귀중한 배움은 성공적인 자녀 교육과 양육을 위해서 한국과 미국의 이중 문화 가치 중에서 어느 한쪽만 선택하고 포기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적절한 균형을 찾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에서 살아갈 자녀에게 그들을 향한 기대치, 근면 성실, 규율을 강조하는 한국적인 문화를 포기할 것이 아니라, 긍정적인 효과를 인정하고 유지하되, 부모가 자녀에게 바라는 성공, 즉 학업, 직업, 사회적 지위에 두지 말고, 그들의 감정적, 심리적, 사회적 안녕까지 확장해야 할 것이다. 부모가 진정으로 자녀에게 바라는 것은 숫자로 가능한성공이 아니라 그들이 행복하고, 건강하며, 사회에 기여하고, 신앙인으로 살아가는 것이다.
부모의 인생에 대한 가치관과 태도
부모는 자녀가 인생에서 더 멀리, 더 높이 날도록 양육하는 사람이다. 이를 위해 부모가 먼저 인생에 대한 새로운가치관과 태도를 가져야 한다.
1. 탁월함을 위한 동기 부여(Motivation for Excellence) – 마가복음 12:30
탁월함은 성적, 점수 등을 위한 기술이 아니라 태도이다. 이러한 사고방식을 갖기 위해 목표를 정하고, 자신을 신뢰하며, 도전에 맞서 포기하지 않고 직면하면 탁월함에 이르게 된다.
2. 탄력 함양/양육하기(Cultivate/Nurture Resilience)
탄력(혹은 회복력)은 역경을 극복하거나 적응하는 능력이다. 자녀와 긍정적인 관계, 감정을 다스리는 방법, 성장 마인드, 긍정적인 자아를 통해 자녀는 탄력을 키울 수 있고 시련과 역경을 극복해 나갈 수 있다.
3. 신앙/철학으로 인도(guidance of Faith/Philosophy) – 마태복음 6:25, 33
부모가 자녀를 신앙과 철학으로 인도할 때, 모든 사물과 사람에 대해서 의미와 목적을 가진 창조물로 바라보며, 삶의 목적에 동기를 부여하게 한다.
4. 삶의 중심에서 감사함을 키우기(Navigating Center of Life: Gratitude)
부모가 자녀에게 감사한 마음을 키워서, 그들의 삶은 하나님으로부터 선물이며, 행복하고 건강한 삶을 위해 감사하는 마음 갖도록 키운다.
탁월한 자녀 양육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부모가 자녀에게 무엇을 해주느냐가 아니라 인생에서 자녀에게 어떤 모범을 보이느냐가 중요하다. 자녀는 부모가 시킨 것을 하는 것이 아니라 부모가 보여준 것을 행한다.
조민호 목사는 한마음 교회를 담임하고 있으며, 평신도가 주도 하고 타문화와 함께하고 다세대가 함께 예배드리는 미래 사역을 꿈꾸고 있다.
박길재 목사는 대뉴저지연회에 안수받은 목사로 타인종사역을 하며, 교육학 박사하위를 가지고 있다.
오천의 목사는 한인/아시아인 리더 자료를 담당하고 있는 연합감리교회 정회원 목사이다. [email protected]나 615) 742-5457로 연락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