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황선웅 목사는 내쉬빌한인교회(Nashville Korean UMC)에서 시카고에 위치한 시카고예수사랑교회 담임 목사로 파송을 받았다. 내쉬빌한인교회에서는 유초등부 전도사, 중고등부 전도사 그리고 목사 안수 후, 부목사로 섬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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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황 목사가 파송 받은 시카고예수사랑교회는 15년 전 3040 한인 젊은이들을 위해 개척된 교회이다. 15살, 이제는 청소년기를 보내면서 교회로서의 정체성도 찾고, 튼튼한 교회로 성장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시카고예수사랑교회에는 두 개의 청년부, 대학생들로 구성된 1 청년부와 미혼 젊은이들로 구성된 2 청년부가 있으며 매주 50여 명이 참석한다.
시카고예수사랑교회는 평신도가 사역하는 교회이다. 연합감리교회 위원회 제도를 바탕으로 여러 사역팀이 있다. 평신도들이 대표가 되어 사역을 인도하기 때문에, 교회와 사역에 대한 주인의식을 갖게 되고, 이를 통해 신앙이 성장하고 있다. 또한 한인교회의 직분(집사, 권사, 장로)을 없애고, 모두가 형제 혹은 자매로 통일하여 부르고 있다. 또한 시카고예수사랑교회는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에 힘쓰는 교회이다. 교인만 행복하고 서로를 섬기는 교회가 아니라, 교회 벽을 넘어 지역 이웃들을 섬기고 있다. 이를 위해 교회 재정의 10%를 선교 및 이웃 사랑 사역을 위해 사용하고 있다.
처음으로 한인 교회 담임 목회를 하면서 저지른 큰 실수
황 목사는 처음 하는 담임 목회에서 실수를 너무 많이 했으며 여전히 실수하고 있다고 말한다. 예배 순서를 잊어서, 주일학교 전도사의 설교 순서를 지나갔다 다시 돌아온 적도 있고, 성찬식을 인도하면서 성령의 임재를 위한 기도를 잊은 적도 있다. 교인 부부 중 한 분만 교회에 참석하는 교인이 있는데, 그 교인과 대화하면서 배우자의 성을 틀리게 얘기했고, 한동안 틀린 성이 맞는 줄 알고 열심히 그 교인과 대화를 나누었다. 예배 중 광고 시간에 중요한 광고를 빠뜨리는 것은 애교로 봐줄 정도이다. 설교 중 반대로 말한 경우도 많다. “주는 것보다 받는 것이 복되다.”라고 한 적도 있고, “어둠을 이기는 빛은 없다.”고 힘주어 설교한 적도 있다.
담임 목회를 하면서 힘든 점
1. 여러 번의 설교 – 담임 목회를 시작하면서 맞은 가장 큰 변화는 일주일에 한 번 하던 설교를 4~5개씩 준비하는 것이었다. 굉장히 벅찬 일이었다. 네다섯 번 하는 설교의 퀄리티를 유지하는 것도 문제였다. 주일 대예배 설교에만 모든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 최고의 설교를 준비할 수만은 없는 일이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차츰 적응해 갔고, 일찍 설교 준비를 시작하는 습관을 기르고 있다. 월요일부터 설교 묵상과 설교 주제를 준비한다.
2. 중압감 – 중고등부 목회를 하거나 부목사로 섬길 때 가지던 중압감과 담임 목회자로서 책임져야 하는 자리에 있다는 중압감은 완전히 다르다. 혹시 교회가 나 때문에 어려워지지는 않을까? 나 때문에 상처받고 교회를 떠나는 사람이 생기진 않을까? 이전보다 말과 행동에 있어서 더 조심하게 되었다. 이러한 중압감은 책임감으로도 나타나고 있다. 안식일에 쉬고 있으면, 자신이 무가치해 보이며, 무언가를 자꾸만 하려고 한다. 항상 마음의 짐이 있고, 쉬지 못한다. 과연 담임 목회자로 역할을, 소명을 잘 감당하고 있는가? 황 목사는 하나님께 맡기는 것을 연습하고 있다고 말한다. 시카고예수사랑교회의 주인은 하나님이심을 고백하고, 모든 것을 하나님께 맡기려고 노력한다. 본인은 단지 이 교회로 부름을 받은 청지기라는 사실을 기억하며 그 역할과 소명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3. 진정한 자아 – 담임이 된 후, 진정한 자아가 무엇인지 더 고민하게 되었다고 한다. 평상시 본인의 모습과 자아와 교인들이 원하는 목회자상 사이에서 고민할 때가 많다. 어디까지 나의 본모습을 포기하고 교인들의 목사 상에 맞추어야 하며, 어느 부분에서 나의 참모습을 고수해야 하는지 고민이 많다.
한인 교회 담임으로 가게 된다면 꼭 준비해야 할 점들
1. 소명감 – 가장 중요한 것은 소명감이다. 한인교회 담임으로 가는 과정에서도 마찬가지다. 하나님께서 여러분은 바로 그 자리로 부르셨다는 소명이 확실하다면, 목회하면서 겪게 되는 여러 가지 어려움을 대하는 자신의 태도가 달라질 것이다. “괜히 여기 온다고 했나? 잘못 선택한 것인가?”라는 질문보다, “하나님께서 이 상황을 통해 나를 어떻게 쓰시려고 하는가? 이 상황에서 무엇을 보길 원하시고, 어떤 약점을 보완케 하려 하시는가?라는 질문을 하게 될 것이다. 연합감리교회의 파송 제도도 이런 맥락과 닿아있다. 연합감리교회에는 청빙이라는 절차가 없으며, 목회자들이 이력서나 지원서를 내지 않는다. 감독이 파송하면 목회자는 그 부르심에 순종하고 보내는 곳으로 가야 하고, 교회도 파송을 부르심으로 알고 목회자를 받는다. 황 목사는 이번 파송에 분명한 하나님의 부르심이 있었다고 믿고 있다. 또한 파송 제도를 통해 하나님의 부르심을 한 번 더 확인하게 되었다고 말한다.
2. 설교 –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담임 목회자로 한인 교회 사역을 시작하자마자 겪는 가장 큰 변화가 바로 한 주에 4~5번 설교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담임 목회를 나오기 전, 시간이 있을 때, 최대한 많이 설교를 준비해 놓으라는 말이 아니다. 목사로서 자신의 설교 스타일을 알아야 하고, 자기 설교의 장단점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설교가 잘 되는 날 안 되는 날 상관 없이, 자신이 작성한 모든 설교에 대한 일정한 신뢰, 자신감, 그리고 확신이 필요하다.
3. 신학적 준비 – 신학교 시절 배웠던 신학들을 다시 공부해서 준비하라는 말이 아니다. 교회를 중심으로 살아가는 목회자들과 달리 교인들은 바쁜 세상 속에서 하루하루를 살며, 삶 속에서 여러 가지 신학적 질문을 마주한다. 또한 과거와 달리 더 빠른 속도로 변화하는 사회 현실에서 교인들이 가지는 신학적 질문은 전보다 훨씬 더 다양하다. 물론 그들이 가질 질문에 답을 주어 그들의 신학적 갈증을 채워줄 수도 있지만, 교인과 함께 고민해 가면서 더 좋은 질문 혹은 방향을 제안할 수 있는 신학적 준비가 필요하다. 특히 인간의 성 정체성과 교단 탈퇴 이슈와 관련해, 연합감리교회에 남기로 한 교인들은 이런 이슈에 대해 여러 가지 풀리지 않은 신학적 질문들을 가지고 있다. 목회자는 이러한 신학적 질문에 대답할 준비를 해야 한다.
4. 네트워크 –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온 마을이 필요하다”라는 아프리카 속담이 있다. 목회에서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한 사람이 목회자로 안수를 받고 교회를 섬기기까지 선배와 동료 목회자 그리고 성도들의 기도와 격려가 있었다. 담임 목회자로 새로운 지역으로 와서 섬기는 그곳에서, 모든 것을 혼자 다 할 수 없고, 또 혹시 당장은 혼자 할 수 있더라도, 혼자서 하는 목회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 함께 웃고, 울고, 기도하고, 성장할 동료 목회자와 네트워크를 할 수 있다는 것은 연합감리교회의 연대주의가 주는 큰 혜택이라 생각한다.
최근 들어 한인 목회자가 타인종 목회만 해오다가, 한인 교회로 파송되거나 타인종 목회와 한인 교회를 함께 하는 추세가 늘어나고 있다. 2024년 이후 총회가 끝나고 나면 이러한 추세가 계속 이어질지 없어질지 아무도 모른다. 그러나 한인 교회로 파송을 받게 된다면, 위의 꼭 준비해야 할 점을 미리 알고 신학적으로, 설교적으로, 정서적으로 잘 준비해서 하나님의 나라를 이루어가는 목회자와 교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오천의 목사는 한인/아시아인 리더 자료를 담당하고 있는 연합감리교회 정회원 목사이다. [email protected]나 615) 742-5457로 연락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