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로 다사다난했던 한해가 지나가고 새해가 다가오면서, 많은 사람이 자연스럽게 새해의 결심(New Year’s Resolution)을 함으로써 “옛사람을 벗어버리고 새롭게 되기(에베소서 4:2-23)”를 원한다. 미국의 경제잡지인 INC.에 따르면, 매년 미국 인구의 약 60%가 새해에는 바꾸고 고치고 이룰 일들에 대한 다짐을 결심한다. 그러나 그중에 오직 8%만이 그 결심을 이룬다고 한다. 미국 사람이 하는 새해의 결심 중 첫 번째는 실제로 새해 결심을 성취하는 것, 두 번째는 새로운 일을 시도하는 것, 세 번째는 좋아하는 음식 먹기, 네 번째는 몸무게 줄이기, 다섯 번째는 정기적으로 운동하기, 여섯 번째는 행복해지거나 정신적으로 건강하기, 일곱 번째는 더 건강해지기, 여덟 번째는 보다 나은 자신이 되기, 아홉 번째는 새로운 기술을 배우기, 열 번째는 의욕적으로 살기이다.
이처럼 현대인들이 많이 하는 새해의 결심(New Year’s Resolution)은 약 4000년 전 바빌로니아인들에 의해 시작이 되었다. 히스토리 채널에 따르면, 바빌로니아인들에게는 1월이 아니라 씨를 뿌리는 3월이 새해로 여겨졌고, 3월에 바빌로니아 신들에게 다른 사람들에게 진 빚을 갚겠다는 맹세하던 관습이 지금의 새해의 결심 기원이 된 것이다. 또한 비슷한 관행이 고대 로마에서도 있었다. 기원전 46년경 카이사르 황제가 달력을 개혁했으며, 새해 1월(January)은 두 얼굴의 신 야누스(Janus)의 이름을 따라 지어졌고, 야누스는 전년과 새해를 같이 볼 수 있다고 믿어졌으며, 로마인들은 야누스에게 새해에 좋은 행실을 하겠다고 약속을 했다.
더욱더 흥미로운 사실은 기독교에도 새해를 맞으며 과거의 잘못을 회개하고 미래에 보다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 결심하는 새해의 결심 전통이 있다는 것이다. 히스토리 채널에 따르면 1740년, 영국 성공회의 목회자이며 감리교의 창시자인 요한 웨슬리 목사는 새해 전날 혹은 새해 첫날에 언약 갱신 예배(Covenant Renewal Service)를 처음으로 시작했다. 이는 한국에서는 송구영신 예배(Watch Night Services)로 알려져 있으며, 새해 전야에 함께 예배당에 모여 성경을 읽고, 찬송가를 부르며 말씀을 들으면서 세상에서 열리는 축제에 대해 교회의 영적 대안으로 제시되어왔다.
유에스 뉴스 앤드 월드 리포트(U.S. News and World Report)에 따르면, 새해의 결심을 하는 사람 중 80%가 새해 2월의 2번째 주가 되면, 운동, 몸무게 줄이기 등의 결심에 실패한다고 한다. 왜 수많은 사람이 새해의 희망을 품고 시작한 결심을 단 몇 주도 지나지 않아 실패하게 되는 걸까? 이러한 이유에 대한 사회과학자들의 설명은 “헛된 희망 증후군(False Hope Syndrome)” 때문이라고 한다. 사람들은 자기 자신을 변화 시기키 쉽다고 믿기 때문에, 현실적이지 않은 높은 목표를 잡아서 실패하게 된다는 말이다. 많은 사람이 금연이나 금주, 혹은 지속적인 운동, 몸무게 줄이기, 행복해지기처럼 하루아침에 실현할 수 없는 무모한 목표를 잡아 실패를 경험하지만, 다음 해에 또 그 결심을 하게 된다. 그렇다면, 기독교인으로서 실현할 수 있고 현실적인 새해의 결심을 해보는 것은 어떨까? 특별히 기독교적 새해의 결심을 처음 시작한 요한 웨슬리 목사의 가르침을 따른 새해의 결심을 해보는 것은 어떨까? 나 자신이 아니라,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을 실천할 수 있는 감리교적인 새해의 결심을 해보는 것은 어떨까?
사실 요한 웨슬리 목사는 거창하게 새해의 결심이라 부르기보다 3가지 생활 수칙(3 Simple Rules)이라 부르며, 오래전부터 감리교인들에게 일상생활 속에서 실천하기를 가르쳐왔다.
1. 해를 끼치지 말라(Do no Harm)
다른 어떤 수칙보다도 요한 웨슬리 목사가 제일 첫 번째 생활 수칙으로 삼은 것은 다른 사람에게 해를 끼치지 말라는 것이다.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 살아온 기독교인들에게 다른 사람에게 해를 끼치지 말라는 것은 훨씬 쉽게 느껴진다. “나는 다른 사람에게 해를 끼친 적이 없어”라고 쉽게 말할 수 있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먼저 미국에 사는 이민자로서 우리는 인종차별을 당해왔지만, 반대로 인종차별을 무의식적으로 행하고 있다. 식당이나 가게에서 일하는 라티노 사람들을 대하고 말하는 태도, 미용 재료상에서 방문하는 흑인들을 대하고 말하는 태도에서 무의식적으로 해를 끼치고 있다. 올해 한해 불우한 이웃을 돕고 자기 자신을 발전을 노력하는 것도 좋지만, 제일 먼저 다른 사람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다면 땅으로 떨어진 개신교의 명예와 신앙이 다시 회복될 수 있을 것이다.
2. 선을 행하라(Do good)
두 번째 수칙이자 새해의 결심은 선을 행하라는 것이다. 웨슬리에게 다른 사람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 것만으로 충분하지 않았다. 그래서 다른 사람에게 선을 행하는 것이 수칙에 더해진 것이다. 웨슬리 목사는 선을 행하는 방법에 대해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통해서, 할 수 있는 모든 장소에서, 할 수 있는 모든 시간에서, 할 수 있는 모든 사람에게, 할 수 있는 모든 선한 일을 가능한 오래 행하라”라고 말한다. 얼마 전 대형 마트에서 집사님 한 분을 본 적이 있다. 늦은 밤 먹거리를 사서 나온 집사님은 아무도 없는 주차장에서 카드를 마트로 직접 가져다 놓는 것이었다. 아무도 보는 사람이 없는데… 카트를 옮기는 학생들이 힘들까 봐 주차장 카트 놓는 곳이 비어있으니, 직접 가져다 놓는 것이었다. 이것이 바로 할 수 있는 모든 사람에게, 모든 방법으로, 모든 장소에서, 모든 시간에 선을 행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수많은 사람이 경제적으로 심리적으로 관계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금, 그런 사람들에게 가능한 선을 행한다면, 이번 새해는 좀 더 아름다운 새해가 될 것이다.
3. 하나님의 사랑 안에 거하라(Stay in Love with God)
구약의 율법인 십계명은 하나님과 관련된 계명과 사람과 관련된 계명이 있다. 위의 두 생활 수칙들이 사람과 관련된 것이라면, 하나님의 사랑 안에 거하라는 것은 하나님과 관련된 율법이다. 그러나 도대체 하나님의 사랑 안에 거한다는 것은 정확히 무슨 뜻인가? 하나님을 사랑하는 말인가? 여기에서 사랑은 사람이 느끼는 감정이나 느낌 이상을 말한다. 즉 사랑이란 행동을 말하는 것이다. 하나님의 사랑 안에 거하라는 것은 하나님과 함께 시간을 보내라는 말이다. 새해가 되어 더 바빠지고, 더 신앙생활 하기도 힘들어졌지만, 하나님의 말씀을 읽고 묵상하며, 찬양과 예배를 통해서 하나님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야 한다는 것이다. 부모 자식의 관계, 친구 관계, 부부 관계, 연인 관계 등, 모든 관계에서 서로 함께 보내는 시간과 대화가 많아야 좋은 관계를 이어갈 수 있다. 이번 새해는 이전과는 다르게 나 자신의 건강, 행복, 발전을 최우선으로 두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과 함께 보내는 시간을 우선으로 그리고 다른 사람에게 해를 끼치지 않고 오히려 선을 행한다면 분명히 보다 나은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오천의 목사는 한인/아시아인 리더 자료를 담당하고 있는 연합감리교회 정회원 목사이다. [email protected]나 615) 742-5457로 연락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