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2월 25일 시카고한인제일연합감리교회는 성탄절에 전통적인 예배를 드리지 않고, ‘이웃사랑 실천의 날’로 전환하여 예수님의 생일을 기념했다. ‘이웃사랑 실천의 날’은 예수님이 이 땅에 오신 참뜻을 실천하고자 교인들과 함께 ‘이웃을 사랑하라’는 예수님의 명령을 실천하는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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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시작되었는가?
‘이웃사랑 실천의 날’은 조선형 목사가 이전 목회지인 시카고예수사랑교회에서부터 시작하였다. 미국 내의 한인 교회의 경우, 성탄절인 12월 25일 전 주를 성탄 주일로 지키는 경우가 많고, 보통 그 주일에 예수님의 탄생을 축하하고 기념한다. 그러나 성탄절에 다시 모여 예수님의 오심을 축하하는 예배를 드리고 그 날을 기념하여 예배하는 것은 반복한다고 하여 나쁠 것은 없으나, 비슷한 형식의 성탄 예배를 두 번 드리는 것보다 더 의미 있는 시간을 고민했다. 그러다가 성탄절 당일에는 전통적인 예배를 드리는 대신에 아이들부터 어른까지 온 성도가 함께 모여 이웃사랑을 실천하면서 예수님의 생일을 축하하기로 했다.
대안 예배?
성탄절인 ‘이웃사랑 실천의 날’ 순서는 간단하다. 주일 예배처럼 정형화된 예배를 드리기보다 예수님이 참으로 기뻐하실 만한 생일 잔치 형식의 예배로 대신한다. 예수님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생일 케이크를 교회 로비에 가져와 모든 성도가 함께 모여 생일축하 노래와 성탄 찬송을 부르고 잔치를 시작한다.
사실 말씀이나 전통적인 찬양, 헌금 등의 예배적 요소는 부족하지만, ‘이웃사랑 실천의 날’ 봉사 활동에 조선형 목사는 예전적이고 상징적인 예배적 의미를 더했다. 생필품 패킷을 만드는 교회 로비에는 대강절 동안 예배당에 켜 두었던 대강절 화환과 초를 옮겨 놓았다. 교인들이 들어오면서, ‘이웃사랑 실천의 날’은 예배와 상관없는 하나의 행사가 아닌 아기 예수의 오심을 기다리는 대강절을 끝맺음 하는 성탄절 예배, 예수의 오심을 축하하는 예배 행위라는 걸 알게 된다. 예배당이 아닌 교회 로비에서 대강절 화환의 다섯 개의 초중에서 마지막 초인 그리스도(Christ Candle) 초에 점화한 후, 온 교인들이 함께 케이크에 불을 붙이고, 생일축하 노래를 부르고 성탄절 찬송가를 부른 후, 주일학교 어린이들이 그 촛불을 끄는 순서로 이어지며 기도로 마무리한다. 훈훈하고 편안한 예배당이 아닌 ‘로비’라는 낯선 장소가 구유에 오신 아기 예수님의 오심을 기억하기에 더 합당해 보이는 인상을 주기도 하다.
사전 준비
2023년 ‘이웃사랑 실천의 날’은 시카고한인제일연합감리교회가 함께 동역하는 ‘시카고 이민자보호교회 네크워크’와 함께 난민들을 위한 생활용품 패킷 100개를 만들어 전달하는 과정이었다. 패킷에 들어가는 생필품에는 내복과 치약, 칫솔, 비누, 양말, 타이레놀, 여성용품, 점퍼, 담요, 장갑 등으로, 당시 시카고시 내의 경찰서에서 텐트 속에 살고 있는 난민들에게 꼭 필요한 물품이었다.
리서치 – 이웃사랑 실천의 날을 하기 위해서 제일 먼저 한 것은 리서치였다. 시카고한인제일연합감리교회가 속한 지역에 누가 가장 도움이 필요한지 또한 어떤 필요가 시급한지를 알아보았다. 이전에는 주로 노숙자를 위해 케어 패키지를 만들어 전달해 왔지만, 2023년에는 시카고의 경찰서 주차장에서 텐트를 치고 겨울을 나야 하는 난민들이 많았고, 이들에게 필요한 물품을 알아보기시작했다. 중간에 상황이 바뀌어 대부분은 난민들이 시카고시에서 마련한 쉘터로 옮겨졌지만, 쉘터의 상황이 좋지 않아 기본적인 생필품이 많이 모자란다는 소식을 접하게 되었다. 그래서 겨울 파카 같은 것들보다는 내복과 기본 생활용품, 여성 용품이나 개인 위생용품을 더 필요로 했다.
융통성 있게 – 원래는 ‘이웃사랑 실천의 날’ 에는 온 교인이 함께 모여 난민들을 위한 생필품 패킷을 만든 후, 중고등부 학생들과 함께 교회에서 가까운 경찰서를 직접 찾아가서, 난민을 직접 만나 직접 생필품 패킷을 전달하려고 계획했었다. 그러나 대강절 동안 교회가 이 행사를 준비하면서 일리노이주는 난민들을 노숙자 쉼터로 대부분 보내지게 되었다. 그래서 중고등부 학생들과 경찰서를 방문하는 대신, 난민들을 성탄절에 초대해서 식사를 대접하는 이웃의 로컬 교회를 통해 전달하는 것으로 변경했다.
모두가 함께하는 축제
이 생일 잔치에는 모든 교인이 초대되었다. 아이들부터 교회 어르신들까지 함께 모였다. 그래서 예수님의 생일을 예배당 밖에서 섬김으로 축하하는 일에 아이들부터 어르신들까지 모두 초대되었다. 어린아이들은 담당 전도사님과 선생님과 함께 손수 성탄 카드를 쓴다. 어른들은 한자리에 모여 기부된 모든 생필품을 플라스틱 박스 안에 하나씩 차곡차곡 담았다. 또한 교회 부엌에서는 패킹 작업이 다 끝난 후 함께 나눌 풍성한 음식이 준비되었다. ‘이웃사랑 실천의 날’에 참여한 시카고한인제일연합감리교회 교인들은 “정말 행복한 성탄절이었습니다”라며 감사했다. 이날 시카고한인제일연합감리교회에선 예수님께 최고의 선물을 드렸고, 교인들은 ‘이웃을 사랑하라’ 하신 예수님의 말씀을 교회 벽 너머에 있는 이웃들에게 실천하는 기쁜 성탄절이 되었다. 섬김을 통해예배당 밖에서 예배하며 경험한 ‘메리 크리스마스’였다.
오천의 목사는 한인/아시아인 리더 자료를 담당하고 있는 연합감리교회 정회원 목사이다. [email protected]나 615) 742-5457로 연락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