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석환 목사
어제는 네 분의 목사님을 만났습니다. 그 중에서 우간다에서 오신 목사님과 경찰관을 하다 퇴직하고 평신도 설교자로 사역하시는 두 분이 제 마음속에 각인되고 감동을 주셨습니다.우간다! 그 가난한 아프리카의 나라에서 큰 농장을 경영하던 아버님의 후광으로 가난과 독재로 얼룩진 역사 속에서도 부유하게 살면서 영국 유학까지 할 수 있었던 목사님은 원래 경제학을 전공했었답니다. 어릴 때 다른 아이들은 다 굶는데 자기는 젖소를 키우던 아버님의 부지런함 때문에 배곯지 않고 유학까지 할 수 있었습니다. 어린 마음에도 이것이 죄스러웠든지 크면 갚겠다 생각하며 5명의 아이를 낳고, 6명의 아이는 입양해서 도합 11명의 자녀를 두어 잘 키우고 계셨습니다.
런던에서 경제학 석사까지 받으신 이분은 나 하나만 잘 살면 안되고 이젠 갚아야 되겠다고 목사가 됩니다. 그 좋은 조건들을 다 물리치고 신학교에 들어갑니다. 법학을 전공한 우간다 출신의 여성과 사랑에 빠져 부모님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4개월 만에 결혼을 하고 다섯 자녀를 두게 됩니다. 정치적인 불안으로 귀국할 수 없게 되자 캐나다로 이민을 오시어 신학박사학위를 취득하고 아내는 변호사가 되는데, 케냐에 난민 수용소에서 부모 잃은 아이들 3명과 자신의 형님의 자녀 3을 입양하여 키우고 있던 중 아내가 자궁암에 걸려 갑자기 떠나고 23년의 결혼이 끝이 납니다.
홀로 많은 아이들을 남겨두고 세상 떠난 막막한 상황에서 자녀들을 위해 장모님이 있는 보스톤으로 오셨는데 도체스터에 임명을 받은 첫날 목사관 주변에서 총격사고가 일어 납니다. 짐을 싸 들고 가려다가 이런다고 내가 교회를 떠나는 것은 안되지 하면서 그곳에서 남아 성공적으로 목회를 하고 아이들을 키워냅니다. 목사관 주변에서 일년에 28건의 총격사고가 있을 정도로 위험하였고, 당신 차에도 총격을 입은 자국이 아직도 남아 있답니다. 그는 목회를 하면서 아이들을 잘 키워 내고 있습니다. 이런 모습을 본 우간다 출신 간호원이 어머니를 자원하여 결혼을 하게 됩니다. 남부럽지 않게 살수도 있는 사람이 어릴 때 받은 은혜를 갚겠다고 목사가 되고, 또 남의 자녀까지 입양시켜 훌륭하게 잘 키우면서 어려운 교회에서 목회를 하고 계십니다. 자신의 행운을 당연하게 여기지 아니하고 그것을 은총으로 되갚은 일생이 참으로 아름다워 보였습니다. 아직도 많은 어려움이 있지만 대화 하는 내내 확신과 기쁨에 차있는 목사님의 모습이 참으로 존경스러웠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뵌 목사님은 평신도 설교자이십니다. 경찰관이시면서도 늘 거리의 부랑아들, 집 없는 사람들을 돌보아 경찰에서도 놀림감이 되곤 하셨던 분이십니다. 경찰관이 된 이유도 신앙적인 이유입니다. 그분들을 도와 주고 싶어서 그랬다고 합니다. 목사가 된 것이 갑작스런 변화가 아니라 어려서부터의 꿈, 예수님을 만나 변화를 받는 개인적인 성화와 변화 받은 사람들이 실제적으로 사회를 변화시키는 사회정의, 하나님의 나라를 꿈꾸었다고 합니다.
지금까지 만나 본 목사님들 중에서 이분에게서 가장 깊은 감동은 받은 것은 바로 이점입니다. 대부분 다 훌륭하신 분들이지만 이렇게 통합하기 어려운 이 둘을 자신의 삶을 통해서 조화를 이룬 분은 흔하지 않았습니다. 너무 사회문제에 깊이 관여하면서 자신의 영적인 상태는 소홀히 하시는 분들이시거나, 예수님과의 관계만 강조하다 사회문제를 등한시 하는 분들이 대부분이었는데 이분은 평신도 사역자이시면서도 누구보다도 둘을 자신의 삶 속에서 통전시키고, 이런 목사님의 삶을 통해서 만나는 많은 사람들을 변화시키고, 교회를 성장시키고 계시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도 그분은 겸손했습니다. 예수 사랑, 사람사랑이 뜨거웠습니다. 부끄러웠습니다. 신학박사면 뭐합니까? 감리사면 또 무슨 소용인가요? 신학도 전공하지 않은 전직 경찰관이 최소한의 교육만 받고 5명 8명만 남은 문닫을 교회에 부임해서 교회를 부흥시키고 사람을 변화시키는 모습을 보면서 많이도 부끄러웠습니다. 군더더기가 없습니다. 말이 많지 않았습니다. "예수님을 사랑하고, 사람들 눈높이로 다가갔더니 그분들이 예수님 만나고 극적인 변화를 받았습니다. 예수님께서 하셨습니다. 그런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나는 행복합니다."
사람들은 다 풀타임 목사님이신 줄 압니다. 그러나 그분은 파트타임으로 부임해서 풀타임으로 일하시는 목사님이십니다. "교회? 너무 간단합니다. 예수님 사랑하는 교회면 됩니다. 겨울에 얼어 죽을 분들을 위해 교회 문을 열어 두고, 따뜻한 커피와 따끈한 빵을 대접하며 그분들이 살아온 얘기를 들었더니 예수님께서 그분들을 사랑해 주셨습니다. 몇 십 년 마약에 찌들고 대책 없는 떠돌이 생활을 청산하게 하셨습니다. 부모 잘못 만나 거리의 여인으로 거리를 전전하면서 마약에 찌들었던 한 여인에게 따뜻한 커피와 빵, 그리고 얘기 친구가 되어 주었더니 변화를 받고 이젠 맑은 정신으로 나를 도와 사역을 하며 나처럼 되고 싶어 합니다." 얘기는 모두 감동입니다. 모두 실제적인 변화의 이야기들입니다. 나처럼 "Ultimate Human Transformation"이라는 거창한 논문 제목을 내걸고 수년간 공부하지 않았어도 그분은 존재 자체만으로도 사람을 변화시키는 능력이 있었습니다.
대화하는 내내 이분의 열정에 사로잡혔습니다. 부창부수(夫唱婦隨)라! 사모님도 의기투합해 어려운 사역을 재미있고 쉽게도 하면서 사람을 변화시키고 사경을 헤매다가 죽기 일보직전의 교회를 살려내고 있었습니다. 자신의 문제로 교회를 힘들게 하고, 교인들을 떠나 보내는 정규신학을 하고 안수 받은 장로 목사들도 있는데, 신학도 하지 않고 몸부림 쳐 교회를 살려내는 평신도 설교자들을 보면서 감동을 많이 받으면서 그분이 떠난 뒤 나로 하여금 참 생각을 많이 하게 하셨습니다.
60여 명의 목사님들을 한 분 한 분 만나면서 하나님은 내게 더 큰 그림을 그리라 하십니다. 내 좁은 사역의 영역을 넓히라 하십니다. 우선 마음을 넓히고 순결하게 하라 하십니다. 내가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당신이 그림을 그려 주십니다. 크나큰 은총입니다. 바울이 로마서 5장에서 고백한 말씀이 절절히 살아 내 심령 골수를 쪼개십니다. "그것은,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성령으로 하나님의 사랑을 우리 마음 속에 부어 주셨기 때문입니다." "God's love has been poured into our hearts through the Holy Spirit that has been given to us." (Romans 5:5)
백만 송이 장미(심수봉)
먼 옛날 어느 별에서/ 내가 세상에 나올 때/ /사랑을 주고 오라는/ 작은 음성하나 들었지/사랑을 할 때만 피는 꽃/ 백만 송이 피어오라는 / 진실한 사랑을 할 때만 / 피어나는 사랑의 장미
진실한 사랑은 뭔가/ 괴로운 눈물 흘렸네/ 냉정한 사람 많았던/ 너무나 슬픈 세상이었기에 / 수 많은 세월 흐른 뒤/ 자기의 생명까지 모두 다 준/ 빛처럼 홀연히 나타난 /그런 사랑 나를 안았네
이젠 모두가 떠날지라도 /그러나 사랑은 계속될 거야/저 별에서 나를 찾아온 /그토록 기다리던 이인데/그대와 나 함께라면 /더욱 더 많은 꽃을 피우고/하나가 되어 우리는 /영원한 저 별로 돌아가리라
미워하는 미워하는 미워하는 마음 없이 / 아낌 없이 아낌 없이 사랑을 주기만 할 미워하는 미워하는 미워하는 마음 없이 / 아낌 없이 아낌 없이 사랑을 주기만 할 때/ 수백만 송이 백만 송이 꽃은 피고/ 그립고 아름다운 내 별 나라로 /갈 수 있다네/ 수백만 송이 백만 송이 꽃은 피고/ 그립고 아름다운 내 별 나라로 /갈 수 있다네
글쓴이: 홍석환 목사, RISEM 지방감리사, [email protected]
올린날: 2010년 8월 18일 연합감리교회 공보부 T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