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절에 금식을 꼭 해야 하나요?

사진: 조나단 필마이어, 언스플레쉬.
사진: 조나단 필마이어, 언스플레쉬.

사순절이란? 

사순절은 재의 수요일로 시작해서 부활절까지의 40일 동안의 중요한 기독교 절기이다. 실제로는 46일이지만, 모든 주일은 그리스도의 부활을 축하하는 날이기에 40일 안에 들지 않는다. 그렇다면 왜 40일일까? 성서에서 40일은 중요한 날이다. 창세기에서는 하나님께서 40일 밤낮 비를 내리셨고 모세가 십계명을 받기 전에 시내산에 올라 40일을 보냈으며, 예수님께서도 공생애를 준비하며 광야에서 40일 동안 금식을 하였다.

왜 사순절에 금식하며 무언가를 포기하는가?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예수님께서 공생애를 준비하며 광야에서 40일 밤낮을 금식하였던 전통에 따라 사순절에는 초대 교회로부터 금식(Fasting)하고 무언가를 절제(Abstaining)할 것이 권고되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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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식과 절제는 성서적

사순절에 행하는 금식과 절제는 구약과 신약 모두에서 나타나는 성서적이며 신앙적인 관행이다. 유대인들은 속죄일에 금식해야 했고, 이스라엘이 어려운 상황에 빠져있을 때, 금식하며 기도하였다. 신약에서는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금식하라고 가르치셨으며, 어떻게 금식하는지 또한 가르치셨고, 직접 금식을 실천하였다. 또한 특정 음식을 금하는 절제 역시 성경에 나타나는 신앙적 관행이다. 다니엘서에서, 다니엘은 3주 동안 좋은 떡, 고기와 포도주를 먹지 않으며, 기름 또한 바르지 않겠다고 말한다. 

성서적이고 신앙적인 관행이기 때문에 예로부터 기독교인들은 사순절 동안 금식을 해왔다. 자신의 상황에 맞게, 어떤 기독교인은 아침 식사를, 다른 이들은 점심 식사 혹은 저녁 식사를 금식한다. 그러나 여기서 금식은 한 끼 혹은 세끼 모두를 거르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금식은 꼭 기도로 연결되어야 하며 금식을 통한 기도로 하나님과 더 가까워지는 것이다. 40일 동안 금식을 하고 자신의 죄를 회개하고, 그리스도의 부활을 준비하면서, 금식은 본인과 하나님의 관계를 회복하게 된다. 

금식을 할 수 없는 사람들

물론 사순절 동안 금식하는 것이 기독교인이라면 누구나 꼭 지켜야 하는 율법과 같은 법은 아니다. 상황에 따라 금식을 한 끼 혹은 세끼 혹은 다른 무언가를, 그리스도를 위해 포기하기도 한다. 그러나 건강상의 이유로 금식을 할 수 없는 사람들이 있다. 당뇨병과 같은 만성 질환자, 임산부, 수유하는 엄마, 심각하나 정신 질환이 있는 사람, 허약한 노인, 감염된 사람, 큰 수술에서 회복하는 사람 등 금식하고 싶어도 건강상의 이유, 직업상의 이유, 환경상의 이유 등으로 금식을 할 수 없는 사람들이 있다. 그리고 항상 사순절에 금식할 수 없는 사람들은 죄책감을 느끼게 된다.

사순절 절제

물론 사순절 동안 금식을 할 수 없는 기독교인은 식사 이외의 다른 좋아하는 음식을 금식하거나 절제함으로 대신할 수 있다. 예전에 목회할 때, 중고등부 담당 목회자가 사순절에 자기는 자기가 가장 좋아하는 스타벅스 커피를 금식할 거라고 자랑스럽게 선언하는데 적잖은 문화 차이와 충격을 받은 적이 있다. 건강상, 직업상, 환경상 금식을 할 수 없는 경우, 대안으로 다른 음식을 금식하는 것도 좋은 절제의 관행이다. 몸과 마음을 깨끗하게 하기 위해 설탕, 청량음료, 고기, 혹은 커피 등을 금식할 수 있다. 아니면, 사순절 동안 외식을 줄이고 그 비용을 이웃을 돕는 일에 사용해도 좋다. 이 또한 여의치 않다면, 이제는 생활의 필수품이 되어버린 전자기기를 절제하는 것도 또 다른 형태의 금식이 될 수 있다. 넷플릭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틱톡, 문자 메시지, 카카오톡 등 하나님과 묵상에 방해가 될 수 있는 전자기기 소셜 미디어 등으로부터 하루의 일정한 시간 동안 떨어져서 말씀 묵상과 기도로 하나님과 더 가까워지는 절제의 방법이 있다. 

사순절 Add-On

건강상, 직업상, 환경상 혹은 어떤 이유에서든 금식할 수 없지만, 사순절 40일 동안 자신의 죄를 회개하고, 그리스도의 부활을 준비하면서, 본인과 하나님 그리고 본인과 이웃과 관계를 회복하기 위해 새로운 신앙적 관행을 더해보는 것은 어떨까?  

1. 기부하기

평소에 여러분의 돈을 어디에 쓰는지 생각해 보라. 우리가 돈을 어디에 쓰는지는 우리가 삶에서 무엇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가장 명확하게 보여준다. 외식을 너무 많이 하는가? 최신 전자기기만 살 궁리를 하는가? 옷이나 가방에 많은 돈을 투자하는가? 사순절 동안 평소에 지출을 많이 하던 것 대신 그만큼의 금액을 모아서, 지역사회의 자선단체에 기부를 해보자. 

2. 실천하기

사순절은 40일 동안 그리스도의 부활을 회개하며 준비하는 기간이다. 사실 이 40일 동안 하나님과의 관계 회복뿐만 아니라, 이웃과 관계 회복을 위해 많은 것을 할 수 있다. 그동안 소원했던 이웃이나 친구나 교인에게 40일 동안 편지를 써보자. 혹은 전화 통화를 하거나 문자를 보내보도록 하자. 아니면 출퇴근하면서 만나는 사람들에게 무작위로 친절한 행동을 해서 그리스도가 살아계심을 알리도록 하자. 

3. 자원봉사 하기

미국에서 이민자로 살아가면서, 평소 바쁜 스케줄 때문에 좀처럼 자원봉사를 할 수가 없다. 이번 사순절 동안 주말이나 주중에 하루 시간을 내어 지역사회에서 자원봉사에 참여하라. 지역사회 내에 무료 급식소에서 노숙자에게 나누어줄 식사를 포장하거나, 푸드 뱅크에서 식료품을 진열하는 것을 도울 수 있다. 

4. 기도하기

연합감리교회 예배서에는 통성기도를 한국인의 기도라고 소개한다. 미국 내에서 한인 교회처럼 기도를 많이 하는 교회도 교인들도 드물 것이다. 사순절 동안 일상생활을 하면서 누군가를 위해 기도해 보라. 신학 용어로는 화살기도(Ejaculatory Prayer)라고 불리며 짧고 순간적인 기도로서 하나님의 도우심을 구하는 기도이다. 길을 걷거나 운전하거나, 회의를 기다리면서 도움이 필요해보이는 누군가를 위해 기도하라.

5. 언플러그드(Unplugged)

십 대 자녀 셋을 가진 아빠로서 가장 안타까운 것이 자녀들이 귀한 시간을, 스마트폰을 하는데 낭비하는 것이다. 미국에 사는 사람들은 매일 평균 4시간 37분 동안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데 소비한다. 식사 시간에도 예배 시간에도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사람을 보는 것이 어렵지 않다. 이번 사순절에는 출퇴근 시에 혹은 아침저녁으로 일정한 시간을 따로 떼어서 스마트폰, 태블릿, 노트북, 티브이, 라디오 등과 멀어져 하나님과 시간을 가져보도록 하자. 처음에는 아무것도 안 하는 것이 조용한 것이 어색하겠지만, 그 시간만큼 하나님과의 관계에 집중하게 될 것이다. 

6. 이웃과 친해지기

얼마 전 한국의 매체에서 “목사라서 죄송합니다”라는 기사를 보게 되었다. 기독교인으로 또는 목사로서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지 않는 삶을 사는 목사들을 대신해서 사과하는 목회자의 이야기였다. 여러분의 이웃은 여러분이 기독교인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가? 여러분은 이웃들에게 기독교인으로서 빛과 소금이 되며 살고 있는가? 사순절 동안 하나님 사랑과 관계 회복에 집중할 뿐만 아니라, 당장 자기 앞, 뒤, 옆에 사는 이웃들과 좋은 관계를 맺으라. 이웃들에게 자신을 소개하고, 저녁 식사로 초대하거나, 어려움을 당한 이웃들에게 음식을 만들어 가져다주라. 

사순절 동안 금식하고 무언가를 포기하는 것은 2000년 전 예수님께서 광야에서 사역을 준비하며 하셨던 금식에 상징적으로 참여하는 일이다. 그러나 건강, 직업 혹은 환경상의 여러 가지 이유로 금식을 할 수 없는 기독교인들이 사순절에 신앙과 일상생활에 무언가를 더하면서 그리스도의 부활을 기다리며 준비할 수 있다. 

오천의 목사는 한인/아시아인 리더 자료를 담당하고 있는 연합감리교회 정회원 목사이다. [email protected]나 615) 742-5457로 연락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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