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단한 사역 소개
홍종욱 목사는 현재 매사추세츠주의 레딩의 올드사우스 연합감리교회에서 담임목사로 섬기고 있다. 담임 목회와 함께 홍 목사는 저니투게더(Journey Together Inc)라는 비영리단체 창립하여 섬기고 있다. 저니투게더는 아직 서서히 자리를 잡아가는 단체로서, 몇 가지 단계를 거쳐서 성장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1단계는 중독 상담 치료(Recovery Counselling)가 필요한 사람이 계속해서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재정적인 도움을 지원하는 것이며, 지금은 환자가 내야 하는 금액(Co-payment)을 지원하고 있다. 다음 단계인 2단계는 지역 교회 건물 내에 카페를 만들어서 지역 교회의 사역과 선교를 돕는 것과 동시에 거기에서 발생하는 수익금으로 저니투게더의 사역을 계속 이어 나가는 것이다. 마지막 단계인 3단계에선 교회 안의 카페에서 중독을 이겨내고 재활 의지가 있는 사람을 고용해서 그 사람이 사회에 복귀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이 목표이다. 지금은 2단계 중에서 교회에 카페 내는 것에 거의 가까워져 왔다. 매사추세츠주의 뉴버리포트에 위치한 피플스연합감리교회(People’s UMC)에서 카페를 만들고 함께 협력 사역하는 것을 노력하고 있다. 사실 몇몇 교회에서 카페 교회에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실질적인 재정문제가 있어서 논의 중이다.
이 사역을 시작하게 된 계기
대략 10년 전 다른 교회에서 사역하고 있을 때였다. 당시 사역하던 교회는 교회 사무실과 예배당을 모두 빌려 사용했는데, 두 건물이 떨어져 있었다. 교회 사무실이 위치한 곳에서는 365일 운영되는 무료 급식소(Soup Kitchen)가 있어서 오후 2~6시까지 무료 식사 배급을 하고 있었다. 예배당을 위해 빌려 쓰던 건물에는 알코올중독(Alcohol Anonymous), 마약중독(Narcotics Anonymous) 그리고 게임중독(Gambling Anonymous) 등의 중독자 모임이 28개나 있었다. 그곳에서 사역하던 목회자에게 관련된 이야기를 많이 듣게 되었고, 중독자의 모임에 대해 배웠고, 공개모임도 몇 번 참석하게 되었다.
당시 섬기던 지역에 어떤 사역과 미션이 꼭 필요할지 고민하고 기도하던 중이었으며, 새벽기도가 끝나고 나면 바로 교회 사무실에 와 오전 시간을 보내곤 했다. 새벽기도가 끝난 후 교회 사무실을 가면 대략 6시 반경이 되는데, 그때마다 항상 문 앞에서 자고있던 노숙자 한 명이 있었다. 주로 저녁에 무료 식사 나눔에서 자주 보던 친구였다. 맨 처음에는 술과 대마에 찌든 냄새에 빨개진 눈으로 쳐다봐서 좀 무서웠는데, 종종 마주친 이후로는 아침에 그를 깨워 근처 노숙자 쉼터로 보내곤 했다. 시간이 지나 만나면서 서로 안부도 묻고 농담도 하는 사이가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아침마다 깨워주는 일에 대해 그 친구와 농담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 친구가 “동정은 필요 없어요. 난 일자리가 필요해요(I don’t need your pity, man. I need a job.).” 처음에는 진진한 이야기가 아니었기에 다들 웃으며 넘어갔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그 말이 뇌리에 자리 잡았다.
얼마 후, 예배당에서 금요 찬양 예배를 마치고, 문을 잠그고 나오려는데, 한 여성 노숙인이 교회 안으로 들어오려고 했다. 교회에서 하룻밤을 재워줄 수 있는지 물었다. 예배당을 빌려 쓰기에, 근처 쉼터에 데려다주겠다고 했더니, 여자분은 노숙자 쉼터는 가지않겠다면 자기가 알아서 하겠다고 했다. 안타까운 마음에 근처 식당으로 데려가 저녁을 사주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그 여자 노숙인이 분명히 “당신의 동정은 필요 없어요. 난 일자리가 필요해요(I don’t need your pity, man. I need a job.).”라고 말했고 또 교회에 자기가 일할 자리가 있는지 물어보았다. 이 말을 또 들었을 때, 가슴에 무언가 콱 꽂히는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마음 한구석에 “당신의 동정은 필요하지 않아요. 난 일자리가 필요해요.”라는 한동안 남아있었다. 바로 이 말이 이 시대가 교회에 요구하는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어 그 다음부터 고민해 보았다.
만약 교회 안에 커피숍을 만들고, 일자리가 있어야 하는 사람에게 재활과 복귀의 자리를 마련해주면 어떨까? 그러나 교인들에게 아무런 준비 없이 이 생각을 제안하기보다는 좀 더 조사가 필요하다는 생각에 그해 바리스타 캠프에 참석했다. 평소 커피를 좋아하기도 하고, 궁금하기도 했는데, 마침 울고 싶은데 뺨 맞은 격이라 휴가를 내고 찾아갔다. 캠프에 가서 대략 100명의 바리스타를 만나서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거기서 알게 된 것이, 많은 사람이 바리스타 일을 하나의 징검다리처럼 다른 직업을 찾기 위해 이용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기본적으로 바리스타라는 일이 배우기 쉽고, 경력 쌓기도 쉽지만, 그만큼 임금이 올라가지 않는 일이라는 것을 배우게 되었다. 그렇다면 중독을 벗어나 처음 사회를 향한 첫걸음이 되고 징검다리가 되어 사회로 복귀하는 데 도움이 되겠다는 확신이 들어서 저니투게더 사역을 추진하게 되었다.
사역에 함께 하는 동역자들
큰 비전을 가지고 시작했지만, 이 사역은 여러 가지 사정상 쉽지는 않았다. 그때마다 많은 분들이 도움의 손길을 주었고, 목회자들이 감사하게도 동참해 주어서 비영리단체를 세우게 되었고, 지역사회의 로스터리(커피 원두를 볶아 가공하는 곳)와 관계를 맺으며 도매가로 커피를 가져와서 파는 방식으로 이윤을 남기고, 그 이윤으로 중독을 극복하고 일자리를 가지려는 사람의 재활 상담비를 돕고 있다. AdCare 센터와 Volunteers of America에서 운영하는 상담센터와 연결이 되어, 그곳에 재활 상담받으러 오는 사람 중 경제적 어려움이 있는 사람에게 재정적 도움(Co-payment: 상담비 중 보험 말고 환자가 내야 하는 금액)을 주고 있다.
홍 목사가 섬기던 교회의 교인들이 그 비전과 소명을 듣고 처음에 많이 도와주었고, 또 어떤 후원자분은 커피를 받지도 않으면서 매달 일정 금액을 비영리단체의 후원금으로 보내준다. 이러한 재정적인 지원이 큰 도움이 되었다. 저니투개더는 재활을 희망하는 사람에게 재정적으로 도움을 주는 단체이다 보니, 재정적 후원이 가장 필요한 부분이다. 물론 커피 사역을 통해 재정을 메꿔가고 있으며, 커피를 구입해도 100% 이익금은 사역을 위해 쓰인다.
재활을 통해 사회로 다시 나가는 사람들의 어려움
전에 상담사와 대화를 한 적이 있다. 알코올이든 약물이든 중독을 끊고 자신의 의지로 다시 시작하겠다는 그 의지를 가지는 게 몹시 어려운 일이다. 그렇지만 모든 걸 끊고 재활을 시작하게 되면 정부 보험에서 (Mass Health) 거의 모든 비용의 100퍼센트를 커버해 주게 된다. 그러나 문제는 그 어려운 단계를 뛰어넘고 사회로 나가 취직을 하게 되면, 정부에서 제공되던 보험을 잃든지 아니면 바로 각종 요금을 내야 하는 단계에 이르게 된다. 이제 겨우 중독을 극복하고 재활해서 자신의 힘으로 걷기 시작했는데, 상담을 받게 되면 환자가 내야 하는 금액이 큰 부담이 된다. 중독을 계속해서 극복하기 위해 꼭 필요하지만, 재활 중독자들은 한 달에 100~200달러 아껴보고자 상담을 접게 된다. 이것이 바로 저니투게더가 이 사역을 시작한 이유이며 당장 환자 부분의 비용을 도움으로 상담을 이어가도록 하고 싶어서이다.
저니투게더의 미래와 비전
앞으로 10년 후, 이 사역은 어디를 향해 있을까? 홍 목사는 이 사역에 대해 크고 긴 비전을 가지고 있다. 커피숍을 차려서 중독자들을 재활훈련과 직업훈련을 시켜 사회 복귀를 도우며, 지역 교회의 사역을 돕는 것이 종착역이 아니다. 홍 목사의 비전은 남미지역에 작게라도 커피 선교 농장을 만드는 큰 목표를 가지고 있다. 남미 지역의 선교사들과 협력하여 작게라도 커피 농장을 만들어서, 남미 지역 농부들의 재정도 돕고, 좀 더 친환경적인 커피와 성서와 가까운 경제 지리학(Economic Geography)을 만들려고기도 중이며 계획 중이다. 아무리 공정한 거래(Fair Trade)라고 하더라도 중간 유통에서 큰 회사들이 많은 이윤을 보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기독교적 정신 하에 중간 이윤을 없애고, 더 공정한 가격으로 커피 농장에서 커피 원두를 사와 이곳 미국에서 좋은 커피를 팔고 그 이익으로 중독을 벗어나려는 사람을 사역할 수 있다면, 가장 모범적인 자본주의식 사역이 아닐까 싶다.
사역을 통한 개인적인 이야기
좋은 커피를 내리고 마시는 데는 약간의 기다림을 필요로 한다. 커피 한 잔 함께 하며 삶과 신앙에 대해 이야기한다. 커피를 하기위한 공간을 나누기도 한다. 교회는 그런 시간과 공간을 제공하기 참 좋은 곳이다.
저니투게더 사역을 위해 사모님이 많이 참아주고 기다려 주었다. 홍 목사가 잠깐 교회를 떠나 커피숍에서 일을 하고 커피를 배우며 작은 아파트에 살 때도 사모님은 풀타임으로 일하면서 홍 목사를 많이 응원해 주었다.
홍 목사가 목회하던 교회에서 여러 번 커피숍을 만들려고 노력했지만, 여러 실패를 거듭했다. 코로나가 터지기도 했고, 홍 목사를 제일 지지해 주던 교인은 급작스레 돌아가시기도 했고, 건물 사용 허가와 관련해 여러 가지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서 실패를 거듭했다. 그래도 감내하며 기도하다 보니, 홍 목사는 이런 실패들을 경험한 것에 연연하지 않고 천천히 걸어가면 좋겠다는 중요한 깨달음을 얻었다. 그래서 목회 사역을 하면서 조금씩 가능한 만큼 이 사역을 감당하고 있다. 포기하지 않고 함께 걸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서 중독자 재활 사역 단체 이름도 저니투게더(Journey Together)이다. 우리도 중독자들을 함께 걸어가는 인생이니까… 이 길은 하나님께서 우리와 함께하시는 여정이다. 여정은 항상 과정이 중요하다. 어디에 도착했는지, 어떤 결과를 가져왔는지 물론 중요하겠지만, 그 과정에 꽃이 피고 나무가 자라고 생명이 돋는 모습을 보는 것도 좋은 것 같다.
홍 목사는 현재 매사추세츠주, 레딩에서 올드사우스연합감리교회(Old South UMC)에서 담임목사로 사역하고 있다. 홍 목사는사람들과 앉아서 수다 떠는 것, 맛있는 커피 마시는 것, 함께 먹는 것, 영화 보는 것과, 새로운 문화를 경험하는 것을 좋아한다. 최근에 다른 여러 목회자와 함께 어거스트(August)라는 중창단을 새롭게 시작했다.
오천의 목사는 한인/아시아인 리더 자료를 담당하고 있는 연합감리교회 정회원 목사이다. [email protected]나 615) 742-5457로 연락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