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처음 시카고에서 2시간 반이나 떨어진 시골 마을로 파송을 받아 연합감리교회를 섬기면서, 발견했던 독특한 미국의 종교 문화 중 하나가 부부라고 해서 둘이 같은 교회에 참석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남편은 연합감리교회, 부인은 루터교회에 참석하면서, 함께 신앙생활을 해나가는 것이었다.
신학을 공부한 사람이라면 싫든 좋은 간에 마틴 루터와 종교 개혁, 그리고 그의 신학에 대해서 공부를 해봤을 것이다. “Sola fide, Sola gratia and Scriptura” 오직 믿음, 오직 은혜, 오직 성경이라는 종교개혁의 3대 원리를 가지고 루터교는 시작되었다.
루터교파
한국에서 루터교는 기독교한국루터교회를 말하며, 한국루터교회는 1958년 미국의 미주리 시노드 루터교회에 의해서 선교가 시작되었다. 그러나 사실 전 세계에 루터교는 수많은 교단과 분파로 이루어져 있으며, 미국 내에서는 현재 40개가 넘는 다양한 루터교 교단이 존재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북미 루터교인들은 미국 복음주의 루터교회(Evangelical Lutheran Church in America), 미주리 시노드 루터교회(Lutheran Church Missouri Synod), 위스콘신 복음주의 루터교회 시노드(Wisconsin Evangelical Lutheran Synod) 등 3대 교단 중 하나에 소속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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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슷한 점
“감리교(Methodist)”라고 불리는 이유는 창시자인 존 웨슬리 목사가 옥스퍼드에서 시작한 신성 모임(Holy Club)이 성경 연구, 묵상, 기도와 예배 등의 신앙 훈련을 체계적, 규칙적으로 했기 때문에 규칙쟁이(method+ist)라 비판적으로 불린 것이 그 이름이 되었다. 루터교(Lutheran) 역시 로마가톨릭 신자들이 마틴 루터의 신학을 따르는 사람(Luther+an)이란 경멸적으로 부른 데서 그 이름이 기원하였다.
또한 감리교와 루터교는 모두 종교개혁에 뿌리를 두고 있으며 서로 유사점을 가지고 있다. 이를 증명하는 것이 바로, 감리교와 루터교(미국 복음주의 루터교회)가 완전한 교통을 하는 것이다. 2009년 감리교는 감리교 전통을 처음 벗어나 미국 복음주의 루터교회와 완전한 교통 협약을 맺었고, 이는 두 교단 간에 기독교 신앙을 함께 고백하고, 서로 간의 세례와 성만찬의 참여에 대해 상호 인정하는 관계를 말한다. 또한 두 교단은 함께 예배드릴 수 있고, 성직자가 다른 교단에서도 섬길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차이점
루터교는 연합감리교회와 함께 개신교의 다른 교단과 많은 신학을 공유하지만, 루터교만의 신학이 있다.
오직 성서
마틴 루터가 종교개혁을 시작하면서 내걸었던 3대 모토가 “오직 성서(Sola Scriptura), 오직 믿음(Sola Fide), 오직 은혜(Sola Gratia)”였다. 그 중, 루터교는 오직 성서가 유일한 신앙의 원천이며 신앙의 기준임을 믿는다. 교회의 전통이나 성서를 해석하는 권리는 결코 성서를 대신하거나 성서 위에 존재할 수 없다. 신앙과 진리의 최종적인 권위는 오직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 오직 성경에만 있다.
연합감리교 역시 하나님의 말씀인 성서가 신앙과 진리에 있어서 주된 원천이며 기준임을 믿는다. 창시자인 존 웨슬리는 신앙의 모든 문제를 성경에서 출발하여 성경으로 결론짓는다. 그의 신학은 성서에 기초하고 있으며, 그는 모든 문제의 최종적인 해답을 성서에서 찾는다. 이렇게 가장 중심이 되고 기초가 되는 성서를 이해하기 위해 교회에서 쌓인 신학적 전통과 하나님의 선물인 이성, 그리고 개인의 경험에 비추어 해석하고 확증하게 된다.
오직 믿음
루터는 오직 믿음으로만 의롭게 된다는 칭의 개념을 주장했다. 이 믿음에 따르면 구원은 인간의 어떠한 노력이나 선행의 공헌 없이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믿음을 통해서 하나님께서 주시는 선물이다. “오직 믿음”으로만 의롭게 되고, 구원을 받을 수 있다는 루터의 “칭의” 신학은 당연하지만, 수 세기 동안 비판의 대상이 되어 왔다. 그렇다면 구원에서 인간의 선행이 하는 역할은 무엇인가? 오직 믿음으로만 구원을 받는다면 사람이 착한 일을 해야 하는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루터교는 믿음을 통해 은혜로 구원은 받은 기독교인이 자연스레 하는 일이라고 말한다.
연합감리교 역시 오직 믿음으로만 하나님께서 우리 사람을 의롭게 여기신다는 칭의를 믿으며, 구원에 있어서 인간의 선한 행위로 우리가 당연히 받는 것이 아니라 믿음에 의한 하나님의 은혜임을 믿는다. 그러나 선한 행위에 대해서는 루터교와 약간의 차이를 보인다. 선한 행위는 열매로 어떤 나무인지 알듯이, 선행을 통해 우리의 믿음이 살아있음을 알 수 있다. 즉 구원받은 삶의 증거로서 선행은 수반되어야 하는 것이다.
오직 은혜
루터교와 연합감리교회의 큰 차이가 바로 은혜를 받아 들이는 인간의 역할에 관해서일 것이다. 루터교는 회개하지 않은 인간은 죄로 인해 죽었고, 하나님께 적대적이며, 복음의 메시지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가르친다. 인간은 자신의 회심에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하고 순전히 수동적인 존재이다. 마틴 루터는 “사람이 자신의 구원에 조금이라도 기여할 수 있다고 믿는 한, 하나님 앞에 겸손하지 않다”고가르친다. 즉 루터교에서 회심, 구원과 영적인 영역에서 만큼은 인간의 자유의지가 아무런 역할을 할 수 없다.
연합감리교회는 자신의 죄를 깨닫고 하나님께 회심할 수 있는 자연적 양심이라 불리는 은혜, 즉 선재적 은총은 모든 사람에게 이미 앞서서 주어져 있다고 가르친다. 모든 사람에게 주어진 이 은혜를 받아들임으로써 회개하는 것은 인간의 자유의지로서 이 은혜를 받아들일지 거부할지는 자유의지에 달려있다.
죄인과 성인 vs 성화
루터교는 인간의 죄된 본성을 강조하며, 인간이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하나님의 은혜로 구원을 받았다고 하더라도, 여전히 죄된 본성을 가지고 있는 성인(Saint)이자 죄인으로 살아간다고 강조한다.
반면 연합감리교회는 회개와 구원사건, 이후 인간은 거룩한 형상의 완전한 회복과 그리스도를 형상을 닮아가는 성화(Sanctus)의 과정에 들어가며, 실수와 죄를 다시 지을 수는 있지만, 하나님의 사랑 안에서 온전해지고 죄를 이겨내는 과정을 거쳐 이 세상에서 그리스도인의 완전에 도달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사회정의
루터교는 국가와 교회는 하나님 통치의 다른 방식이라 믿으며 서로 다른 역할을 한다고 믿는다. 하나님께서 교회에게 복음을 선포하고 성례를 집례하여 사람을 구원하는 역할(마태복음 28:18~20)을 주셨기에, 사회를 개혁하거나 바꾸라고 하지 않았다.
반면 연합감리교는 이웃 사랑이라는 말씀에 근거해서, 교회가 사회 구조에 대해 책임이 있다고 믿는다. “연합감리교인으로서 우리는 사랑을 실천하기 위해서 사회를 개선하고 공동의 선을 증진하기 위한 책임 있는 정치적 행동과 참여가 필요하다고 인정한다.”
그리스도의 성찬에서 임재
루터교와 연합감리교회 모두 성찬식은 그리스도께서 제정하셨으며, 성찬은 은혜의 수단이며, 그리스도께 성찬에 참여하는 자들에게 임재하신다는 것을 고백한다. 그러나 그리스도의 임재에 대해서 약간의 차이가 있다. 루터교는 그리스도가 성찬에 실제로 임재한다고 믿는 데 반해 연합감리교회는 그리스도가 성령을 통해서 성찬에 진실로 임재한다고 고백한다.
오천의 목사는 한인/아시아인 리더 자료를 담당하고 있는 연합감리교회 정회원 목사이다. [email protected]나 615) 742-5457로 연락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