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인 교인들에게서 한국 목사 되기

사진: 파벨 데닐리억, 픽셀스. 사진 편집: 연합감리교회 공보부.
사진: 파벨 데닐리억, 픽셀스. 사진 편집: 연합감리교회 공보부.

40여 년 전 미국에 온 지 얼마 되지 않은 어느 날, 나는 저녁을 먹으러 식당에 갔다. 웨이트리스가 주문을 받으러 왔다. “저녁으로 뭐 드실래요?” 메뉴판에 있는 스테이크 섹션에서 하나를 골랐다. 그런데 저녁으로 스테이크를 주문하기가 쉽지 않았다. “스테이크를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웨이트리스가 물었다. “실례합니다, 뭐라고 하셨어요?” “스테이크를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레어, 미디엄, 웰던?” “글쎄요. 잘 모르겠어요. 레어와 미디엄이 뭔가요?”라고 나는 대답했다. 미국에서 저녁으로 스테이크를 주문한 것은 처음이었고 한국에서도 전에 레스토랑에서 외식한 적이 없었다. “손님에게 달려 있습니다.” 나는 “당신이 골라주세요. 저는 오늘 저녁에 스테이크를 먹고 싶을 뿐입니다.” ”라고 대답했다. “그래요, 알겠어요!”라고 그녀가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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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녀는 나에게 “감자를 어떻게 해드릴까요?”라고 다시 물었다. 순간 나는 조금 짜증이 났다. 사실 나는 그런 질문에 대답하는 것이 익숙하지 않았다. “무슨 말씀이세요?” 나는 웨이트리스에게 물었다. “어떻게 감자를 해드릴까요? 감자튀김, 으깬 감자 또는 구운 감자?” “미안해요. 정말 잘 모르겠어요. 저를 위해 그중 하나를 골라주세요? 그리고, 더 이상 질문하지 마세요.” 나는 그녀의 질문이 모두 끝났을 거로 생각하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나 그녀는 여전히 내 옆에 서서 또 다른 질문을 하고 있었다. “사이드 요리로 무엇을 드실래요? 껍질 콩, 당근, 코울슬로, 코티지 치즈?” 나의 대답이 무엇인지 예상할 것이다. “정말 모르겠어요. 알아서 주세요.” “알겠어요!”라고 웃으며 말했지만, 이어서 그녀는 “샐러드드레싱은 어떤 걸 원하세요? 이탈리안, 프렌치, 러시안 드레싱이 있어요.” “모르겠어요. 저는 평생 그런 드레싱을 먹어본 적이 없어요. 추천하고 싶은 드레싱을 주세요.” “그렇게 할게요”라고 그녀는 답했다.

하지만 그녀는 나를 혼자 두지 않았다. “선생님, 또 귀찮게 해서 죄송합니다. 마지막으로 물어볼게요. 음료는 어떤 거로 드실래요?” “커피 주세요.”라고 나는 분명히 대답했다. 내가 이해할 수 있는 유일한 질문을 끝으로 나는 고문 시간이 끝났다고 생각했지만 내 추측은 틀렸다. “카페인 있는 또는 카페인 없는 커피 중 무엇을 드시겠습니까?” 카페인이 있는 커피는 무엇일까 궁금해하면서, “카페인 있는 거 부탁해요.”라고 대답했다. 어쨌든 처음으로 질문에 대답해서 안심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가 다시 “커피에 설탕과 커피 크림을 원하세요?”라고 물었고, 나의 “네, 부탁합니다!”란 대답과 함께 웨이트리스는 주문서를 접고 나에게서 멀어졌다. 중요한 시험을 마치고 교실에서 나온 학생이 된 기분이었다. 미국에 온 직후에 레스토랑에서 가본 경험인데, 40년이 훨씬 지난 지금도 그 재미있는 경험이 머리에 맴돈다.

내가 재미있는 경험으로 이야기를 시작한 이유는 우리가 미국이란 나라에서 누리는 가장 큰 사치 중 하나가 선택할 수 있다는 사치이며, 때로 우리가 때 묻지 않기에는 너무 선택이 많다는 것이다. 그러나 한국 문화에서 자란 우리 한인 목회자들과 그 배우자들은 많은 선택의 기회가 주어지는 미국 문화에 익숙하지 않다. 한국 문화에서 어렸을 때 우리는 부모님이 우리를 대신해 결정했고, 우리는 다른 생각하지 않고 그 결정을 따라야 했다. 우리는 청소년기에도 한국 최고의 대학에 들어가기 위해 학교에서 열심히 공부하는 것 외에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고등학교 때 여자친구와 데이트를 하는 등 다른 선택을 하면 이미 다른 친구, 동급생들과 경쟁에서 지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이처럼 다른 문화적 배경은 나중에 한인 목회자가 많은 선택권과 선택 기회 때문에 사람들이 하나님에게 멀어지도록 유혹하는 타인종 사역, 특히 백인 사역에서 목회 지도력을 발달시키는데 유익한 것이 되었다. 예를 들어, 대부분의 한인 목회자들이 고심하는 문제 중 하나는 주일 아침 예배를 드리기 위해 거의 교회에 참석하지 않지만, 교회 판매 행사 및 지역 사회 행사와 같은 다른 교회 활동에는 착실하게 참석하는 교인을 이해하는 방법이다. 한인 목회자들은 매일 학교에 가는 것이 의무라고 생각하는 착한 학생처럼 주일 아침에 교회에 나와 주님을 예배하는 것이 선택이 아니라 기본 의무라고 생각한다.

연합감리교회에서 안수받은 목사로서 전임 사역을 시작한 지 거의 40년이 되었고, 올해 2021년 6월 말에 목회에서 은퇴할 예정이다. 그 전에 나는 이 기회를 통해 내가 특히 타인종 사역을 하는 한인 목회자로서 생각했던 두 가지 주요 문제를 나누고 싶다.

첫째, 대부분의 소수 민족 목회자들이 경험하는 것처럼, 편견은 본인의 목회 사역에서 걸림돌이었다. 편견은 모든 사람의 삶에서 매우 일반적이고 보편적이지만, 특히 타인종 사역이란 환경에서 편견과의 전쟁은 끝이 없다. 다른 문화와 언어 장벽으로 인해 한인 목회자들은 때때로 일부 교인과 지역 사회 사람들로부터 부정적인 태도에 직면해야 한다. 주로 많은 교인이 외국인을 만나보지 못한 지역에서 한인 목회자에 대해 알지도 못한 채 미리 만들어지는 그들의 편견이 우리 사역을 불필요한 갈등으로 이끈다. 많은 사람이 그것을 인종차별이라고 부르지만, 인종차별은 다른 피부색과 다른 언어를 가진 다른 사람에 대한 선입견인 편견으로 가득 찬 사람들의 마음에서 오는 것이다.

그러나 여러 백인 교회에서 사역하는 동안 본인은 그러한 부정적인 인식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특히 그들의 목회자로 함께 일할 때, 점차 사라진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낼수록 그들의 편견은 더 빨리 사라졌다. 그렇지 않았다면 나는 1년이라도 타인종 사역을 계속하지 못했을 것이다. 반대로, 처음에 나를 반대했던 사람들은 결국 내가 그들의 교회를 떠날 때 가장 친절하고 가장 가까운 사람이 되었다.

대부분의 감리교 평신도 지도자들과 교인들은 본인이 새로운 교회에 파송될 때마다 매우 개방적이고 친절하며 포용적이었으며, 그들이 새로운 한인 목사를 포용한 것에 감사한다. 문화와 언어의 장벽에도 불구하고 내가 사역하는 동안 그토록 훌륭하고 은혜로운 감리교인들과 함께 주님을 섬길 수 있었던 것은 전적으로 하나님의 은혜였다.

둘째, 대부분의 한인 목회자들이 가지고 있는 다른 영적 배경은 타인종 사역을 비교적 잘 관리하는 데 도움이 되는 요소이다. 일반적으로 한인 목회자들은 한국의 보수적이고 성령 충만을 강조하는 기독교 공동체나 미국의 한인 이민자 공동체에서 성장했다. 따라서 대부분이 예배 중심, 성경 중심, 그리스도 중심의 믿음과 더불어 세계 선교를 위해 재정적으로 많이 지원하고 있다. 오늘날 기독교의 세속화 속에서도 목회를 통해 유대적-기독교적 가치를 유지하고 증거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문화와 언어의 장벽에도 불구하고 사도 바울이 1세기 선교 여행에서 그랬던 것처럼 문화와 언어가 다른 상황에서도 한인 목회자들은 예수님과 하나님 나라에 대한 복음을 전하기 위해 노력한다. 사도행전을 공부할 때, 우리는 주로 이교도 세계에서 하나님께서 바울을 한 곳에서 다른 곳으로 옮기실 때마다 바울의 타인종/문화 사역이 얼마나 영향력이 끼쳤는지 깨닫게 된다.

여기 교차 문화적 맥락에서 바울의 능력 있고 생산적인 사역에 기여한 요소는 히브리어와 헬라어를 유창한 구사하는 이중 언어 구사 능력뿐 아니라 다른 문화, 전통, 언어에 사는 사람들의 마음에 심어진 그의 진실한 이미지였다. 타인종 사역을 하는 대부분의 한인 목회자들도 마찬가지이다. 영어가 그들의 모국어가 아니기 때문에 그들의 교인들처럼 영어를 잘하기는 쉽지 않다. 그럼에도 그들은 교회 사역에 성실하고 신실한 마음을 보여주며 영적 지도자로서의 중요한 역할을 다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본인은 나의 모든 타인종 목회 사역을 통해 우리의 유익한 사역이 유창한 언어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우리의 보살핌이 필요한 사람들과 우리가 사랑하고 진실하게 예배하는 하나님을 향한 우리의 진실한 마음과 헌신 된 정신에서 나온다는 것이 사실인지 깨달았다.  

김문호 목사는 40여년간의 타인종 목회를 마치고 어퍼뉴욕 연회에서 올해, 2021년 7월 은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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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천의 목사는 한인/아시아인 리더 자료를 담당하고 있는 연합감리교회 정회원 목사이다. [email protected]나 615) 742-5457로 연락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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