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애통해야 하는가? 비난해야 하는가?

사진: 마크스 오브 마나, 언스플레쉬.
사진: 마크스 오브 마나, 언스플레쉬.

태초로부터 자연재해, 인재(a man-made disaster)와 질병은 우리 인간의 삶 속에서 존재해왔다. 그러나 이러한 자연재해와 인재가 발생했을 때, 기독교인들은 크게 두 가지로 반응해왔다. 2001년 미국 뉴욕에서 911 참사가 발생했을 때, 수 많은 기독교인은 사상자와 그 가족을 위해 기도하고 구호에 힘쓴 반면, 이는 하나님이 주신 벌로써 심판받은 것이라는 기독교인들이 있었다. 2004년 쓰나미가 인도네시아를 덮쳐 수많은 사상자를 내고 재산 피해를 일으켰을 때, 어떤 기독교인들은 구호금을 보냈지만, 어떤 기독교인들은 이것은 안 믿는 사람들에 대한 심판이라고 비난했다. 2005년 미국 뉴올리언스에 카트리나 허리케인 대참사가 일어났을 때도, 기도하고 구호금을 보내는 편과 동성애자에 대한 하나님의 심판이라고 비난하는 두 부류가 있었다.

한국 시각으로 지난 10월 29일에 발생한 이태원 압사 참사에 대해서도 각 교계를 초월해서 애도하는 반면 기독교 관련 SNS에서 이번 이태원 압사 참사에 해대 소돔과 고모라를 비유하며 하나님의 심판을 받았다는 비난을 했다. 

과연 이태원은 음란과 죄악의 도시로서 성경의 소동과 고모라처럼 하나님께서 멸하신 것인가? 과연 압사 참사로 사망한 156명,부상자 151명 중에 의인은 한 명도 없었는가? 과연 사랑의 하나님께서 자연재해나 인재를 통해 사람들에게 벌을 주시는가? 이태원 압사 참사는 하나님의 심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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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재해와 인재는 왜 발생하나?

쓰나미, 허리케인, 혹은 총기 난사 등의 인재, 질병과 고통 등이 발생할 때, 왜 그런 일이 우리에게 발생하게 되는지 질문을 가진다. 신앙과 성경을 통해 이성적으로 설명이 되는 답을 찾으려고 하지만, 답을 찾을 수 없다. 감리교 운동의 창시자인 존 웨슬리는“이해에 대한 언약”이라는 제목의 설교에서, 우리는 끝까지 그 답을 알 수 없을 것이라고 말한다.  

“왜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면서 악을 존재하게 하시고 괴로워하셨으며, 왜 그토록 선하심이 무한하시고, 그 지으신 모든 피조물을 보시기에 심히 좋았더라 기뻐하셨던 하나님 자신의 본성과 전적으로 상반된 악을, 자신의 거룩한 사역을 파괴하는 악을 허락하셨는지를 우리는 알 수 없습니다. ‘왜 이 세상에 죄와 그에 수반하는 고통이 존재하는가?’라는 질문은 이 세상의 시작부터 있었고, 세상의 종말이 올 때까지도 인간은 그에 대한 확실한 답을 얻기 힘들 것입니다.” 어떻게 하더라도, 유한한 인간이 자연재해,여러 가지 인재, 고통 등이 왜 발생하는지에 대해 알 수 없다. 

연합감리교회가 한 가지 분명하게 밝힐 수 있는 것은 자연재해, 인재와 질병으로 발생하는 고통은 하나님으로부터 온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하나님은 선하신 분으로서, 세상을 창조할 때 모든 피조물을 선하게 창조하셨다. 하나님께서 선한 이유이든 인간을 시험하기 위해서든, 인간에게 고통을 주시지 않는다. 

하나님의 심판인가?

자연재해, 인재와 질병 등이 하나님으로부터 온 것이 아니라면, 이번 이태원 압사 참사는 혹시 하나님의 심판이 아닐까 의문을 가지게 된다. 할로윈은 고대 켈트족의 이교도에서 시작된 풍습이지만, 로마 시대 기독교의 영향을 받아 만성절(All Saint Day)로 흡수, 병합되었다. 그렇지만, 20세기 상업주의로 인해 기독교적 전통을 잃어버린 할로윈 풍습을 즐기는 것은 “나 이외에 다른 신을 두지 말라”는 하나님의 제1계명을 지키지 않은 것처럼 보인다. 그러기에 일부 기독교인들이 이태원 압사 참사는 하나님의 심판이라고 말한다. 

요한 웨슬리 목사는 그의 설교 “하나님 없이 사는 것(Living without God)”에서 하나님의 심판에 대해 분명히 밝히고 있다. “저는 살아 있는 모든 이교도와 무슬림 세계를 저주할 권리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심판은 이교도와 무슬림을 창조하신 하나님께 맡기는 것이 훨씬 낫습니다. 모든 육체의 영의 아버지이신 하나님은 기독교인들과 마찬가지로 이교도들의 하나님이시며, 그가 지으신 사람과 피조물을 미워하지 아니하시는 분입니다.” 심판은 하나님께 속한 것으로 기독교인들이 이교도들을 심판할 것이 아니라, 그들을 사랑하시는 하나님께 온전히 속한 권리이다.

고통은 죄에 대한 형벌이나 하나님의 심판이 아니다. 인간이 자연재해와 인재로 고통을 겪고, 질병으로 고통을 받는 바로 그 이유는 인간에 의한 것이며, 온전하지 않은 이 세상의 구조와 물리적 환경의 일부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함께 애통한다

예수님의 친구 나사로가 죽었을 때, 개역개정 성경(요한 11:35)은 “예수께서 눈물을 흘리시더라.”라고 말한다. 나사로의 가족과그 공동체가 슬퍼하는 걸 보고, 예수는 울기 시작하셨다. 그 순간 예수는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마리아와 마르다의 슬픔, 절망, 고통과 상실을 공감하고 함께 우셨다. 연합감리교는 아무런 감정이 없는, 혹은 인간의 감정을 느끼지 않는 하나님을 믿는 것이 아니라, 온전한 인간으로 우리의 감정을 똑같이 느꼈던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우리의 슬픔과 고통을 알고 함께 하시는 하나님을 믿는다. 그래서 연합감리교회는 고통을 겪고 있는 가족과 그 공동체와 함께 애통한다.

치유와 회복을 위한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야 한다

자연재해, 혹은 인재 등으로 고통받는 사람과 함께 애통할 뿐 아니라, 그 고통 속에서 도움의 손길을 내민다. 고통과 재난의 상황 속에서도 살아계신 하나님의 존재를 그 사랑을 전하고 있다. 하나님의 창조 질서를 회복시키기 위해, 고통 받는 사람들의 삶과 공동체에 치유를 가져오기 위해 도움의 손길을 내민다. 비난과 손가락질하기보다, 재난 현장에 구호위원회를 통해 구호 물품을 보내고, 기독교 의료진을 보내서 전인적인 치유를 가져오려 노력한다. 

자연재해, 인재와 질병이 왜 발생하는지 알지 못하지만, 연합감리교회는 자연재해와 인재, 그리고 질병 속에서 고통받는 사람들과 함께 애통하고, 그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 치유와 회복을 가져오도록 노력하고 있다.

오천의 목사는 한인/아시아인 리더 자료를 담당하고 있는 연합감리교회 정회원 목사이다. [email protected]나 615) 742-5457로 연락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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