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하나님!
우리가 화해와 평화로운 통일을 염원하며 광복절 직전 주일을 공동기도주일로 지키기로 약속한지 벌써 25년째입니다. 참으로 어려운 시기에 남북/북남 교회가 평화통일을 염원하며 하나님을 향해 부르짖은 기도의 언약이며, 사랑의 맹세였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여전히 온전한 해방을 이루지 못한 채 갈등과 대립, 증오와 적대정책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주여!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
길이신 주님!
우리 민족이 분단 때문에 겪는 고통과 아픔을 주님은 다 아십니다. 주님, 수많은 이들이 목숨을 바쳐 이루어낸 화해와 평화의 길이 가로 막히고 있습니다. 통일을 원치 않는 자들에 의해 분단의 장벽이 다시 높이 쌓여가고 있습니다. 개성으로 통하는 경제협력의 문은 위축되었고, 금강산으로 이어지던 화해의 길도 언제 다시 개선될지 알 수 없습니다. 하늘 길, 뱃길 그리고 철길이 다 막혀 버리고 있습니다. 주님 오늘 이 현실의 악몽이 참으로 두렵습니다. 주여 우리로 하여금 불의한 자들에 맞서며 평화통일의 길을 다시 열어가게 하소서
진리이신 주님!
기나긴 고통의 현실을 돌아볼 때, 상호이해를 바탕으로 교류와 협력을 확대하고, 서로 신뢰를 기초로 군사적, 정치적 빗장을 열어가는 것이 화해와 평화통일을 위한 진실한 방법임을 우리로 알게 하셨습니다. “그는 우리의 화평이신지라”(엡 2:14). 부활하신 주님은 십자가의 사랑을 통해 모든 사람에게 평화를 전하셨습니다. 주님, 우리의 의지와 상관없이 만들어진 휴전협정을 하루 속히 폐기하고, 평화조약을 통해 전쟁이 종식되게 하소서. 힘과 무력으로 세상을 지배하려는 불의와 어두움의 세력을 깨치시고, 우리 모두 섬김과 나눔, 사랑과 진리의 길을 가게 하소서
생명이신 주님!
우리는 동아시아와 세계의 평화를 밝히는 등대가 되기를 원합니다. 주여 우리로 하여금 강자들에 의해 만들어지고 있는 약탈과 지배와 죽임의 군사문화를 종식시키고, 사랑을 통한 생명의 역사를 세우게 하소서. 불의한 지배자들을 돌이켜 힘없는 사람들을 정죄하고 위협하고 생명을 뺏는 것을 참회하게 하시고, 착취한 것을 하나도 남김없이 되돌려 주고 정의를 행하게 하소서. 그리하여 남과 북, 세계의 그리스도인들이 “생명의 하나님, 우리를 정의와 평화로 이끄소서”라고 기도하며, 평화의 사도로 부르시는 주님께 나아가게 하소서.
2013년, 부산에서 열린 WCC 총회를 통해 세계 345개 교회와 5억 6천만 명의 그리스도인들이 우리 민족의 평화로운 통일을 위해 기도하며 함께 행동할 것을 결단하였습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조선그리스도교련맹과 함께 하지 못했습니다. 주여 남북/북남의 교회로 하여금 그 어느 때보다 지금, 다시 힘을 합쳐 함께 기도하며 평화통일을 위해 일하게 하소서. 멀지 않은 그 날, 바로 이 땅에서 제2의 해방인 통일의 복음을 듣게 하옵소서. 사랑과 진리와 생명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간절히 기도드립니다. 아멘
2014년 8월 15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조선그리스도교련맹